
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을 선서한 지난 1월 21일(현지 시각 20일) 서학개미의 주식 보관액은 1149억8443만 달러(약 164조원)에서 지난달 29일 기준 1058억7221만 달러(약 151조원)로 91억1221만 달러(약 12조9940억원) 증발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 1위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취임 이후 지난 4월 30일까지 33.46% 하락했고, 2위인 엔비디아도 22.66% 내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밖에 애플(-4.5%), 마이크로소프트(-7.76%), 알파벳A(-20.04%), 아마존닷컴(-20.06%), 메타플랫폼(-10.94%) 등 '매그니피슨트7(M7)' 종목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트럼프 관세 발표 이후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에 순매수세를 보였음에도 오히려 주식 보관금액이 줄거나, 순매수액 규모와 비교조차 못 할 정도로 보관금액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종목들에서 서학개미가 큰 규모의 투자 손실을 겪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로 2기 행정부 출범 100일째를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시장에 불확실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도한 수준의 관세율을 부과했다가 돌연 유예를 선언하는 '오락가락' 관세 정책을 펼치는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흔드는 언행을 이어가며 미 증시뿐만 아니라 미 달러화와 미 국채 가격 동반 내림세를 불러오기도 했다.
서학개미 '원픽'인 테슬라 보관금액은 지난 1월 21일 252억8654만 달러에서 지난달 29일 기준 199억8496만 달러로 53억157만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가 테슬라를 24억6722만 달러 사들이며 종목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주가가 급락하며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 전체 규모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16억128만 달러로 종목별 순매수액 2위를 기록한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ETF의 보관금액도 해당 기간 22억8639만 달러에서 22억7342만 달러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서학개미가 15억3075만 달러 순매수세를 기록한 종목별 3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보관액이 1억4730만 달러어치 늘었다. 하지만 이는 순매수액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들은 종목 선정에서 개인투자자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4.30%), LIG넥스원(+53.59%) 등 방산주와 카카오(+5.49%), NAVER(-4.15%), 한국전력(+23.86%) 등 관세 영향이 적은 IT·유틸리티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며 짭짤한 이익을 거뒀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관세 협상이 진전되면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4월 조선·철강 업종의 주가 상승률 차이는 34%포인트에 이르는 등 업종 간, 종목 간 수익률 차이가 극심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 5월 증시 회복을 낙관하고 있는 점은 개미들에게 희소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2600선 돌파·안착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2분기 중 2750선을 향하는 상승 추세 전개가 예상된다"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대형 우량주(반도체·자동차)와 금리 인하 수혜 및 경기 방어 성격이 있는 방어주(내수·금융)를 동시 보유하는 투 트랙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가운데 국내외 부양 기조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한 내수 부양이 긍정적이고, 미국은 성장 회복과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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