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수년 전부터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비해 세계 공급망을 중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며 10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020년 4월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회의에서 “국제 생산 사슬의 대중국 의존도를 높여 외부 세력이 공급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려는 시도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중국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 확대와 함께 희토류 등 전략 자원의 수출 통제, 반독점법 및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등 경제적 대응 수단을 강화해 왔다.
올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및 자석 등 핵심 광물의 수출을 제한했다. 그 결과 미국 내 일부 핵심 광물의 가격이 세 배 이상 상승하는 등 공급망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NYT는 “시진핑은 중국이 세계 공급망을 지배함으로써 미국의 압박에 맞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세계가 중국에 의존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중국 내부의 경제 불균형과 소비 위축 등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다. 황야셩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국가 주도의 산업 정책이 소비를 억제하고 중산층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며 “사회복지 확대와 같은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최근 동남아 순방을 통해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새로운 경제 파트너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NYT는 “시진핑은 미국의 압박을 중국의 자립과 세계 공급망 주도권 확보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