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시진핑 "관세전쟁에 승자 없다"...세계 각국에 '단결' 촉구

글로벌이코노믹

시진핑 "관세전쟁에 승자 없다"...세계 각국에 '단결' 촉구

베이징 중국-셀락 포럼서 "패권주의는 자가격리로 이어질 뿐" 경고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들에 91억 달러 지원 약속... 일대일로 협력 강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포럼과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의 제4차 장관급 회의에서 개막 연설을 한 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포럼과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의 제4차 장관급 회의에서 개막 연설을 한 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각국이 단결할 것을 촉구하며 "관세 전쟁에서 승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주말 미-중 무역회담 이후 시 주석의 첫 공개 발언이라고 1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셀락(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 포럼 제4차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서 "괴롭힘이나 패권주의는 자가격리로 이어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포럼에는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대통령을 포함한 30개 이상 국가의 고위 관리들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세계는 한 세기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여러 가지 위험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각국은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만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들이 남반구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공정성과 정의를 공동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밝히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급증하는 저류"에 직면한 국가들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은 향후 3년간 양 지역의 협력을 위한 5가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제 문제에 대한 조율 강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한 무역 및 협력 심화, 문화 및 인적 교류 확대가 포함됐다.

시 주석은 "우리는 국제 체제를 확고하게 보호하기 위해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며, 국제 및 지역 문제에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중남미와 함께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확고히 수호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협력 방안으로 시 주석은 중국이 이 지역에 660억 위안(약 91억 4천만 달러)의 신용 자금을 제공하고, 인력 훈련과 법 집행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류 촉진을 위해 5개국에 대한 비자 면제도 허용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미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200개 이상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시행되어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강조했다. 양 지역 간 무역은 지난해 처음으로 5,0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금세기 초에 비해 40배 증가한 수치다.

포럼에 참석한 외국 지도자들도 단결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국가들이 우리의 무역을 파괴하거나 폭탄으로 서로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며 다자주의 촉진을 강조했다. 미국의 주요 군사 동맹국인 페트로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콜롬비아가 중국의 일대일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세계가 분열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특징지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 진보와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확신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권은 한 국가의 물리적 국경을 존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고 무역을 수행할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한두 나라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번 메시지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배경으로 남반구 국가들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광범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주말 미-중 간 90일 관세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뒷마당'으로 간주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영향력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