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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AI KF-21, 페루 차세대 전투기 사업 출사표...산업 협력, 남미 교두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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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AI KF-21, 페루 차세대 전투기 사업 출사표...산업 협력, 남미 교두보 확보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남미 방산 시장 첫발
노후 기체 교체 수요 공략…기술 이전·현지 생산 '강점'
KAI의 KF-21 보라매는 첨단 성능, 합리적 가격, 폭넓은 기술 이전과 현지화 협력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페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KAI이미지 확대보기
KAI의 KF-21 보라매는 첨단 성능, 합리적 가격, 폭넓은 기술 이전과 현지화 협력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페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KAI
한국이 페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F-21 보라매 전투기를 유력 후보로 공식 홍보하며 남미 방위산업 시장 확장에 야심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14일(현지시각) 군사전문매체 아미 레코그니션에 따르면 페루가 노후화된 소련 시대 MiG-29와 Su-25 전투기 대체를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달 한국 방위사업청(DAPA)이 KF-21의 후보군 포함을 공식 지지했다. KF-21은 국제 시장에서 서방 플랫폼에 대한 경쟁력 있고 유능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는 한국의 광범위한 전략을 방증한다.

◇ 페루, 노후 전투기 교체 시급… KF-21 기회 잡나


페루가 새로운 다목적 전투기를 찾는 것은 중요한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 페루의 현재 전투기 재고는 노후화가 심화돼 유지보수 비용 증가와 부품 가용성 감소로 작전 준비 태세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또한 지정학적 상황 때문에 기존 러시아 항공기 지원 노력이 복잡해지면서 전략적 및 물류적 관점에서 서방과 동맹 시스템이 더욱 매력적으로 부상했다. 이에 페루 정부는 공군을 활성화하고 억지력을 강화하며 지역 방어 태세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고성능 전투기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시작했다.

고려 중인 항공기로는 프랑스의 다쏘 라팔, 미국의 F-16 블록 70/72, 스웨덴의 사브 그리펜 E/F, 유럽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거론된다. 이들 플랫폼은 모두 첨단 시스템, 전투 성능 및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상호 운용성으로 명성이 높다. 그러나 각 플랫폼은 높은 조달 및 수명 주기 비용이 수반돼 페루 국방 예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4.5세대 전투기인 한국의 KF-21 보라매는 차세대 역량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며 시장 진입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KF-21은 레이더 반사 면적 감소에 최적화된 유려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며, AESA 레이더(능동형 위상 배열 레이더), 첨단 임무 시스템 및 디지털 비행 제어 장치를 포함한 최첨단 항공 전자 장비를 갖췄다. 이 전투기는 기존 4세대 항공기와 완전한 5세대 전투기 간의 격차를 메우도록 설계돼, F-35 같은 스텔스 중심 플랫폼의 비용과 복잡성 없이 현대화를 추구하는 공군에 유연하고 현대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페루가 요구하는 24대의 전투기 교체에 있어, KF-21은 가격 대비 성능, 유지보수 효율성, 기술 이전 등에서 강점을 가진다.

◇ 산업 협력 카드 승부수… 페루 현지화 전략 통할까


항공기의 기술 사양 외에도 한국 제안의 핵심 축은 산업 협력에 대한 약속이다. 2024년 KAI는 페루 국영 항공우주 기업인 세만(SEMAN)과 공동 생산 이니셔티브를 모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협정은 KF-21과 FA-50 경공격기의 부품 공동 생산, 항공 전자 장비 통합, 복합 재료 제조, 그리고 잠재적으로 현지 최종 조립까지 제안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페루가 자체 방위 산업을 발전시키고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야망과 밀접하게 일치하며, 동시에 숙련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과 페루가 항공우주 프로젝트에서 협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의 지도 아래 페루에서 현지 조립이 이뤄진 KT-1P 터보프롭 훈련기 사업의 성공은 더 깊은 협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KT-1P 사업에서는 20대 가운데 16대가 페루에서 생산된 바 있다. KF-21 프로젝트는 전투에서 입증된 항공기와 전략적 산업 파트너십을 모두 제공하며 이러한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남미 방산 교두보 확보 기대… 변수는 여전


페루가 KF-21을 선택하는 것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함의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 원래 개발 파트너였던 인도네시아의 참여가 줄어든 뒤 KF-21 사업을 위한 새로운 국제 파트너를 모색해 왔다. 페루와의 성공적인 계약은 지속적인 생산을 지원하고 남미에서 한국의 최고 수준 방위 산업 수출국으로서의 신뢰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KF-21 수출이 성사되면 페루는 한국의 주력 고정익기(FA-50, KF-21)를 모두 운용하는 첫 해외 고객이 되며, 한국은 남미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크게 넓히게 된다. 페루가 KF-21을 도입하면 남미 최초의 5세대급 전투기 보유국이 돼, 역내 군사력 균형과 방산 협력 지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페루 공군이 최종 결정을 향해 나아가면서, 그 선택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공군 전력의 작전 역량을 정의할 뿐만 아니라 페루의 국제 국방 동맹 방향을 나타낼 것이다. 전통적인 서방 공급업체가 여전히 강력한 경쟁 상대이지만, 한국이 제공하는 고성능 역량, 비용 효율성, 그리고 산업적 이점의 조합은 페루의 현대화 사업에서 KF-21 보라매를 강력한 선택지로 만들고 있다.

다만, KF-21은 아직 해외 수출 실적이 없으며, 2026~2027년 한국 공군 실전배치가 예정돼 있다. 페루의 재정 여건, 정치적 불안정, 인프라 구축과 인력 재교육 등은 사업 추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페루 국방부와 공군은 FA-50의 해외 운용 실적과 KF-21의 기술적 우수성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2025년 말~2026년 초 최종 계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