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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수출 걸림돌, 인도네시아 분담금 타결에도 미국 수출 허가가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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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수출 걸림돌, 인도네시아 분담금 타결에도 미국 수출 허가가 발목 잡아

인도네시아 분담금 6000억 원으로 낮추고 팜유·커피 현물 결제 허용
미국산 F414 엔진 등 핵심 부품 ITAR 규제로 해외 판매 제한 심각
KF-21의 위용. 사진=인도이비에이션이미지 확대보기
KF-21의 위용. 사진=인도이비에이션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인도네시아와 분담금 협상을 마무리하며 개발 사업에 숨통이 트였지만, 미국의 수출 허가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난 1(현지시각) 인도이비에이션이 보도했다. 앞서 아미레커그니션도 지난달 같은 취지로 보도했다.이는 KF-21에 들어가는 미국산 핵심 부품 때문에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제3국 수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 미국 ITAR 규제로 KF-21 해외 판매 제한 심화


KF-21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F414 엔진과 AESA 레이더 핵심 부품, 항공전자장비 등 미국 기술이 들어간 부품을 다수 사용한다. 이에 따라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따라 KF-21을 해외에 팔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방산업계는 이 규제가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수출 후보국과 계약을 맺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한다.

국내에서 F414 엔진을 생산하는 라이선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수출 허가권을 넘겨받지 못해 미국 의존도가 높다. 방산 전문가들은 "미국의 허가 없이는 KF-21 수출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미국과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영국 롤스로이스 등과 공동 엔진 개발을 추진해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인도네시아 분담금 6000억 원으로 낮추고 현물 결제 허용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산전시회에서 KF-21 개발 분담금을 기존 176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개정 합의문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48대의 KF-21을 도입하고 기술 이전 권리도 유지한다. 이 합의에는 팜유, 커피 등 현물로 결제하는 방식도 포함됐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1100억 루피아(92억 원)1차 납부했으며, 90일 이내에 3500억 루피아(293억 원)를 추가로 낼 예정이다. 국방사업청은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나머지 분담금을 내기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재정 문제와 기술 유출 논란으로 분담금 납부가 늦어지면서 협력이 위태로웠다. 2023년까지 누적 납부액은 2783억 원에 그쳤다. 이번 합의로 양국은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 현지 정비센터 구축 등 협력 관계를 다시 확인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KF-21의 첫 해외 고객이자 생산 파트너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본다.

◇ 미국 허가가 관건


한국 공군은 KF-21 120대를 도입하기로 했고, 인도네시아는 48대를 받기로 했다. 폴란드 등 다른 나라들도 관심을 보이지만, 미국 수출 허가가 확실하지 않아 계약 체결은 미뤄지고 있다.

국방사업청은 "미국 정부와 수출 허가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산업계는 KF-21 수출 성공을 위해 미국과의 협력과 함께 기술 자립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