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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직격탄에 日 자동차 수출 26% 급감…무역흑자도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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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직격탄에 日 자동차 수출 26% 급감…무역흑자도 23%↓

지난 2017년 3월 22일(현지시각) 일본 도쿄의 한 항만에 컨테이너가 적재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7년 3월 22일(현지시각) 일본 도쿄의 한 항만에 컨테이너가 적재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고율 관세가 일본 수출에 본격적인 타격을 주면서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 감소를 이끌었고 미국과의 무역흑자도 20% 넘게 줄어들었다.

1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일본의 6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0.5%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0.5% 증가와는 반대 결과로 지난 5월의 -1.7%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 미국행 수출 11% 감소…자동차·부품·의약품 모두 하락

특히 미국행 수출은 전년 대비 11.4% 급감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품목별로는 일본 전체 수출의 핵심인 자동차 수출이 26.7% 줄었고 자동차 부품도 15.5% 감소했다. 의약품은 무려 40.9% 감소하며 타격이 컸다.

다만 자동차 수출량은 오히려 3.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고 관세 비용을 스스로 감당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의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대신에 차량 가격을 낮추면서 물량을 유지했다는 뜻이다.

SMBC닛코증권의 미야마에 고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는 마진을 줄여 생산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관세 영향이 생산 활동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 관세협상 교착 속 가격 전가 불가피…日기업 부담 커질 듯


그러나 다이와연구소의 아키모토 고키 이코노미스트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들도 결국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관세율이 확정되고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전가되기 시작하면 일본 제품의 경쟁력에 큰 타격이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 7월 9일 일본과의 ‘국가별 관세 유예 협정’을 종료했으며, 내달 1일부터 일본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본격 부과할 예정이다. 일본은 협정 만료 전까지 자동차 분야의 기존 25% 관세 철폐에 집중했으나 타결에 실패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대미 수출 규모는 약 21조엔(약 207조 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약 28%가 자동차다.

◇ 무역흑자·대중국 수출도 감소…내수 부진 겹쳐 이중고


이번 관세 여파로 일본의 6월 대미 무역흑자도 전년보다 22.9% 줄어든 6690억 엔(약 6조5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수출도 4.7% 감소하며 전체 수출 부진에 일조했다.

수입은 전년 대비 0.2% 증가해 시장 예상치였던 1.6% 감소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으며 이에 따라 전체 무역수지는 1531억 엔(약 1조51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3539억 엔 흑자)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일본은 최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한 가운데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있어 관세 부담까지 겹친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