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조선소서 한국식 혁신…로봇 자동화·인재 양성, 해군·상선 동시 공략

한화는 인수 직후 조선소 이름을 ‘한화 필라델피아 조선소’로 바꾸고 전체 직원 수를 600명 늘려 1,800명까지 확대했다. 김데이비드 대표는 “현재 미 해군과 여러 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해군 선박뿐 아니라 상업용 선박 건조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 해군이 중국보다 선박 수에서 뒤처지고 있고, 많은 조선 프로젝트가 일정에 맞지 않고 예산도 초과한다면서 “해군에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조선소는 그동안 해상 훈련선과 설치선,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박을 지어 왔다. 현재 7척이 생산 대기 중이며, 연간 생산량을 기존 1~1.5척에서 10년 뒤에는 10척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는 조선소가 일주일에 한 척씩 배를 만든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조선소를 다 합쳐도 1년에 10척 넘기가 정말 어렵다. 우리는 그 한국식 기술과 자동화 능력, 일 잘하는 방식을 미국 현장에 직접 전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이번 투자로 조선소 내부 설비도 전면 개편한다. 기존 노동 중심 구조에서 자동 용접, 로봇 철판 운송 등의 자동화 설비로 바꿔 작업 효율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첫 분기 투자액만 해도 작년 한 해 전체 지출을 넘었다”며 “올해 자본 지출도 과거 10년 조선소 투자 총액을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2019년 한때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한국 기업의 경영과 현대화 투자가 결합되면서 미국 조선업 재건의 상징적인 존재로 떠올랐다”고 설명한다. 조선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소의 자동화, 고효율 생산방식, 인력 양성 모델이 미국에서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