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600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KT의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으면서 1조 원 클럽에 합류했다. SK텔레콤(SKT)는 해킹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무선 매출과 점유율이 동반 하락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실적 성장과 SKT 이탈 가입자 흡수라는 성과를 거뒀다.
2분기 SKT 해킹 사태가 단기 충격으로 작용하며 KT·LGU+에 가입자 유입 기회를 제공한 모습이다. KT는 AI·클라우드·보안으로, LGU+는 MVNO·스마트홈·IDC로 성장 동력을 확보했고, SKT는 해킹 이후 신뢰 회복과 AI 인프라 장기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매출 7조4274억 원, 영업이익 1조148억 원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105.4% 증가했다. 강북본부 부지 개발 이익 등 일회성 요인에 더해 5G 가입자 순증, 초고속인터넷 1000만 돌파, B2B AI·IT 사업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무선 서비스 매출은 1.6% 늘었고, 유선은 1.4% 증가했다.
IPTV는 프리미엄 요금제 확대와 AI 기반 '지니 TV AI 에이전트' 적용으로 0.8% 성장했다. AI·IT 부문은 클라우드와 Design&Build 중심으로 13.8% 늘었다. KT Cloud 매출은 23% 뛰었고, 데이터센터·공공 AI 클라우드 수요도 확대됐다.
KT는 7월 115억·23억 파라미터 규모의 LLM '믿:음 2.0'을 출시하며 자체 AI 역량을 강화했고, 팔란티어 프리미엄 파트너 선정으로 금융·공공 부문 AX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KT 측은 "통신 본업의 견조한 성장과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더해져,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SKT는 지난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4조3388억 원, 영업이익 3383억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9%, 37.07% 줄었다. 유심 교체·대리점 보상 등 해킹 사태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인공지능(AI) 사업은 성장했다.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087억 원, AIX는 15.3%불어난 468억 원을 기록했다. '에이닷'은 가입자 1000만 명, 신규 서비스 80만 명을 확보했다.
SKT는 울산에 300메가와트(MW) 규모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2027년 완공 목표로 착수해 2030년 이후 연 매출 1조 원을 노린다. 해킹 이후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가동해 유심보호, 비정상 인증 차단, 보안 솔루션 무상 제공, 통신요금 50% 감면 등 총 5000억 원 규모 고객 혜택을 제공하고, 정보보호에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한다.
김양섭 SKT CFO는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철저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면서 변화와 도약을 다짐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8444억 원, 영업이익 30345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19.9% 는 것이다.
무선 가입회선은 2991만7000개로 3000만 돌파를 눈앞에 두었고, 5G 비중은 79.9%에 달했다. MVNO 회선은 898만7000개로 21.7% 증가하며 6개 분기 연속 20% 이상 성장했다. MNO 해지율은 1.06%로 개선됐다.
스마트홈 매출은 6366억 원(2.7%↑)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와 '프리미엄 안심 보상 요금제' 흥행이 주효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3022억 원(6.7%↑), IPTV 회선은 569만9000개(3.3%↑)로 늘었다. IDC 매출은 963억 원(5%↑)을 기록했으며, EV충전사업 양도로 기업 인프라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번 분기에도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개선 활동을 통해 2분기 연속 이익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수 있었다"면서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