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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S26에 '엑시노스' 칩 재탑재 결정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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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S26에 '엑시노스' 칩 재탑재 결정 임박

2나노 GAA 공정으로 성능 회복…TSMC와 기술 격차 좁혀
최종 결정권 쥔 스마트폰 사업부, '퀄컴과 대등한 성능'이 관건
삼성전자가 공개한 5.8mm, 163g을 자랑하는 갤럭시 S25 슬림.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으로 성능을 회복한 '엑시노스' 칩의 갤럭시 S26 재탑재를 검토 중이다. 퀄컴과 대등한 성능 확보 여부가 최종 결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공개한 5.8mm, 163g을 자랑하는 갤럭시 S25 슬림.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으로 성능을 회복한 '엑시노스' 칩의 갤럭시 S26 재탑재를 검토 중이다. 퀄컴과 대등한 성능 확보 여부가 최종 결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수년간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2026년 갤럭시 S26 시리즈를 통해 복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의 차세대 2나노(n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으로 개발 중인 신형 엑시노스가 경쟁사인 TSMC의 3나노 제품과 대등한 수준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각)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와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는 최근 몇 달간 신형 엑시노스 칩을 집중적으로 시험해왔다. 갤럭시 S26 출시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기존처럼 퀄컴 프로세서를 전량 사용할지, 아니면 엑시노스를 플래그십 모델에 다시 일정 비중으로 채용할지를 두고 막판 저울질에 들어갔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 수년간의 부진과 설계 결함…'아픈 손가락' 된 엑시노스


엑시노스와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 수년간 좌절의 악순환을 거듭했다. TSMC에 뒤처지는 공정 기술이 발목을 잡았고, 최대 고객사였던 퀄컴마저 모든 스냅드래곤 생산 물량을 TSMC로 돌리면서 엑시노스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삼성 모바일 사업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성능을 보장하고자 엑시노스를 배제하고 퀄컴 칩만 쓰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일부 공급망 관계자들은 제조 공정만이 엑시노스의 유일한 약점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퀄컴과 미디어텍에 뒤처지는 설계 능력 탓에 삼성이 중저가 스마트폰이나 다른 기기에서 미디어텍 프로세서 사용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의 2나노 GAA 공정이 이전 3나노보다 뚜렷한 성능 개선을 이루면서 기류가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 2나노 공정의 성능과 전력 효율이 TSMC의 3나노 기술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 2025년 모바일 AP 시장이 대부분 3나노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엑시노스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물론 엑시노스의 최종 복귀는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의 손에 달렸다.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퀄컴의 최신 칩과 견줄 만한 성능을 입증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는 내부적으로 '퀄컴과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탑재의 핵심 요건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AI 시대의 도래, 더 높아진 플래그십의 문턱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AP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모바일 AP 전문가들은 AI 기능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해마다 '의미 있는 성능 향상'을 보여주기 위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성능, 전력 효율, 발열 제어, 부드러운 사용자 경험은 이제 기본이며,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소비자들이 즉시 외면한다.

수년간 플래그십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 발전이 더뎠던 엑시노스로서는 한층 힘겨운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AI 기능의 확산으로 AP 제조사와 AI 생태계의 연결이 긴밀해지면서 설계 혁신에 대한 요구도 한층 높아졌다.

삼성이 제조 공정 격차는 상당 부분 좁혔지만, 아키텍처 설계 능력으로 경쟁사를 압도하고 삼성 모바일 사업부의 높은 성능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수년간 플래그십 시장에서 멀어져 있었던 엑시노스가 시장 경쟁력을 단번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업계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최종 결정이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엑시노스의 본격적인 부활은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의 최종 전략 판단에 달리게 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