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푸틴·트럼프, 알래스카서 정상회담...“러시아는 우크라 영토 양보 불가 고수”

글로벌이코노믹

푸틴·트럼프, 알래스카서 정상회담...“러시아는 우크라 영토 양보 불가 고수”

유럽·우크라이나, “휴전은 협상 앞서 반드시 이뤄져야 할 조건” 공동성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 조합.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 조합. 사진=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확정한 가운데, 러시아 내에서는 이 회담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실제 영토를 내어줄 뜻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은 휴전을 협상에 앞서 반드시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내는 등 강경한 입장이라고 지난 10(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 알래스카 회담 장소의 상징성


러시아 경제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알래스카는 러시아 정교회의 뿌리가 깊고 모피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한 역사적 지역이라며 미국이 1867년 약 720만 달러(당시 약 2센트/에이커, 한화 약 100억 원)를 주고 러시아로부터 샀다는 점에서 두 나라 관계를 상징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제재를 받은 억만장자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도 알래스카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의 역사와 정교회 전통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친크렘린 계열의 언론인 알렉산드르 코츠는 텔레그램 채널에서 이번 회담이 역사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샘 그린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교수는 알래스카에서 회담을 여는 것은 국경 변경 가능성을 은연중에 나타내는 것이어서 러시아에 유리한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 러시아의 우크라 영토 요구와 서방의 거부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만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헤르손 지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는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전선을 고착시키려는 일시적 휴전 신호로 해석됐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는 일시적 휴전을 대가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돈바스 지역)를 포기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 대가로 내놓을 조건은 없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크림반도로 연결된 전략적 요충지를 포함한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에 대해서는 반환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헌법상 영토 양도는 불가능하다며 러시아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폴란드 등 유럽 주요 6개국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공동성명을 내고 휴전은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조건이어야 한다며 러시아 요구를 일축했다.

◇ 트럼프 영토 교환언급에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양국 발전을 위해 일부 영토를 교환하는 방안이 제안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르게이 마르코프 친크렘린 정치분석가는 러시아군은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오데사와 하르키우 등 미통제 지역에 대한 군사 작전 중단만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제재 압박보다 대화를 통한 새로운 평화 모색을 시도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 야니스 클루게 부소장 역시 푸틴의 제안은 일시적 휴전을 위한 땅 거래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 러시아가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부통령 JD 밴스는 지난 9일 유럽과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 참석 여부가 주목된다.

◇ 다가오는 정상회담에 대한 전문가 전망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가 휴전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의 포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들은 돈바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러시아는 이 대가로 내놓은 것이 없었다. 특히 크림반도로 연결되는 중요한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은 돌려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을 내놓으라고 하면서도 자포리자와 헤르손은 계속 차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이번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이 러시아가 전쟁의 흐름을 장기적으로 자기 쪽으로 유리하게 이끌려 하는 상황과 이를 차단하려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간 외교전이 맞붙는 자리라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단순한 휴전 논의에 그칠지 아니면 실질적인 전쟁 종식의 출발점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