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95억 대만달러(313억 달러) 규모, 중국 군사 압박 대응
해안경비대 예산 처음 포함, 최전선 역할 반영
해안경비대 예산 처음 포함, 최전선 역할 반영

이번 국방비 증액은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이 지난 5년 동안 군사적, 정치적 압력을 강화한 가운데 나온 조치다. 타이베이는 중국의 주장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또한, 대만은 자국 방위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라는 워싱턴의 요구에도 직면해 있다. 이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압력을 반영한 것으로, 라이칭테 대통령은 이번 달 내년 국방비를 GDP의 3% 이상으로 늘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예산에는 해안경비대, 재향군인, 특별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다만 올해 국방비 지출 대비 백분율 증가 폭은 명시하지 않았다.
한 관리는 "그들은 최전선에 서 있다"고 말하며 중국 해안경비대와 정기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전쟁 시에는 대만을 방어하려는 해군의 노력에 압박을 받을 해안경비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내각은 21일 늦게 기자회견을 열어 예산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만 정부는 군사 현대화를 핵심 정책 플랫폼으로 삼고 있다. 대만산 잠수함 개발을 포함해 중국의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방어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겠다고 거듭 약속해왔다.
실제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중국 공군은 거의 매일 대만 인근 상공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4월에는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전쟁 게임을 개최했다.
중국은 또한 새로운 항공모함, 스텔스 전투기, 미사일을 통해 군대를 빠르게 현대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은 올해 국방비 지출이 7.2% 증가한 1조7800억 위안(약 2482억 달러)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 경제 성장률 목표인 약 5%를 상회하는 수치다.
양안 간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만의 국방비 증액은 자연스러운 대응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만의 국방예산은 중국에 비해 여전히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중국과의 군사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 비대칭 전력 강화와 첨단 무기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대함 미사일, 방공 시스템, 사이버 전력 등 중국의 침공을 억제할 수 있는 전력 구축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지속하고 있으며, 대만의 자체 방어 능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대만 지원을 강력히 반발하며 군사적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의 국방비 증액은 역내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대만의 군비 증강을 '독립 도발'로 규정하며 더욱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대만의 군사력 강화가 실제 억제 효과를 발휘할지, 아니면 중국의 더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