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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트럼프 "가상자산, 금융규칙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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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트럼프 "가상자산, 금융규칙 바꿀 것"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일본 상장사와 손잡고 아시아 공략
메타플래닛·GFA와 협력…M&A 통해 공격적 확장 예고
홍콩의 가상자산 이벤트에 등장한 에릭 트럼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콩의 가상자산 이벤트에 등장한 에릭 트럼프. 사진=로이터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에릭 트럼프(41) 부사장이 "가상자산이 세계 금융의 규칙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인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가족의 가상자산 벤처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이며 일본을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국익에 보탬"

다음은 에릭 트럼프와 일문일답.

-자문을 맡은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의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8월 31일 일본을 방문한다. 방일 목적과 앞으로의 전략은 무엇인가.
"가족의 가상자산 벤처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 사업을 미국과 아시아, 중동 등 세계로 넓히고 있으며 특히 일본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9월 1일 새로운 토큰(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을 출시한다. 장기적으로 도쿄에 대규모 부동산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 호텔, 골프 코스, 주택을 갖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이른 시일 안에 도쿄에 진출할 것이다. 일본 방문은 처음이고 이틀간 머물며, 정부 관계자나 특정 기업인을 만날 계획은 없다."

-홍콩에서 8월부터 법정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면허 제도를 시작해 위안화 기반 코인이 나올 수 있다. 달러 연동으로 성장한 시장에 위협 요인이 아닌가.

"우려가 아니라 세계 금융을 더 효율적이고 뛰어난 것으로 바꿀 좋은 기회다.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 시범 발행을 한 기업과 논의한 결과, 국경을 넘는 자금 결제를 빠르고 투명하며 값싸게 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역시 서로 보완 관계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이 이해 상충을 낳거나 국가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 상충은 없다.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수요와 유통을 늘려 미국 국익에 보탬이 된다. 나는 민간인이며 정치와 관련 없다. 이 사업은 세계 금융 규칙을 새로 만들고 발전시키는 일이다. 가상자산이라는 새 질서에 적응하는 경제권은 번영하고, 거부하면 뒤처질 것이다."

-앞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가.

"'그렇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절대 아니다'라고 단정하지도 않겠다. 나는 사업을 좋아하지만, 정치 또한 개인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영역이다."

◇ 트럼프의 가상자산 움직임… 미·중 디지털 패권 경쟁 속 '전략 변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날 때 비트코인이 의제에 오를까" 지난 29일 홍콩 가상자산 행사 '비트코인 아시아'에서 에릭 트럼프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가 "진심으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답하자 중국 본토에서 온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중국은 본토 가상자산 거래를 전면 금지했지만, 홍콩을 예외적인 실험장으로 쓰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중국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힘을 가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세계는 미국과 중국이 함께 이끌고 있다"고 말해 미·중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경계심도 드러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금융 당국자와 의원들이 행사 직전 참석을 취소했으며, 이는 "에릭 트럼프와 접촉하지 말라"는 요청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 미·중 경계 속 '일본'을 아시아 거점으로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가문의 가상자산 사업은 일본을 겨냥하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이번 방일 기간에 도쿄증권거래소 스탠더드 상장사이자 WLF의 협력사인 메타플래닛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한다. 메타플래닛은 적극적인 비트코인 투자로 '일본판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불리는 회사다.

또한 다른 협력사인 GFA(도쿄증권거래소 스탠더드 상장사) 및 제휴사 ALT5 시그마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ALT5 시그마의 잭 위트코프 회장은 "GFA와 함께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일본 시장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알렸다. 트럼프 가문이 비교적 규제가 명확한 일본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합법적 실험장'으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