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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자율주행차’ 신뢰도, 신흥국이 더 높다…미국·영국은 ‘불신’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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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자율주행차’ 신뢰도, 신흥국이 더 높다…미국·영국은 ‘불신’ 다수

지난 6월 2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2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개발도상국에서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가 우세한 반면에 주요 선진국에서는 불신이 절반을 넘어 극명한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시장조사 정보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지난해 실시된 글로벌 인공지능(AI)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 세계 21개국의 자율주행차 신뢰도를 비교한 자료를 8일(현지시각) 공개했다.

◇ 인도·중국 “신뢰” 과반, 기술 수용성 높아


인도에서는 응답자의 51%가 자율주행차를 “많이” 또는 “매우” 신뢰한다고 답했다. 중국도 55%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높은 수준의 기대를 나타냈다. 파키스탄(36%), 브라질(27%), 멕시코(32%) 등도 신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혁신 속도가 빠르고 기존 교통 인프라의 제약이 적은 국가일수록 낙관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중국의 로보택시 상용화 사례를 언급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8개 기업이 자율주행 택시를 공공 서비스 형태로 운영 중이다.

◇ 미국·영국 불신 절반 넘어


반면에 미국에서는 51%가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국도 불신 비율이 52%에 달했고 호주(49%), 독일(41%), 프랑스(41%) 등도 회의적인 응답이 많았다.

일본의 경우 “조금 신뢰한다”는 응답이 65%로 압도적이었지만 이는 사실상 신중론이 우세하다는 해석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서구 선진국에서는 긍정적 응답보다 부정적 응답이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 사고·규제 논란이 불신 키워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는 선진국에서 불신이 큰 이유로 △잇단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 소재를 둘러싼 법적 논란 △보험 및 규제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에서는 우버, 테슬라 등과 관련한 자율주행 관련 사고가 여론을 흔든 바 있고 유럽에서도 규제 체계가 아직 정비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남긴 시사점


이번 조사는 국가별 경제 수준보다도 기술 수용 문화와 제도적 환경이 자율주행차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신흥 성장 시장에서는 낮은 인프라 수준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가 결합해 낙관적 태도가 나타난 반면, 선진국에서는 안정성과 안전 규제에 대한 엄격한 요구가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 시장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에서는 실제 상용화와 대규모 실험이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안전성 검증과 책임 규정 마련이 선결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