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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로보택시 출범했지만…‘자율주행차 수백만대’ 현실화는 아직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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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로보택시 출범했지만…‘자율주행차 수백만대’ 현실화는 아직 요원

지난 22일(현지시각) 테슬라 로보택시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사우스 콩그레스 애비뉴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2일(현지시각) 테슬라 로보택시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사우스 콩그레스 애비뉴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첫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수백만대 자율주행차로 확산되는 일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2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에서 자사 모델Y 차량을 활용한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 돌입했다. 다만 실제로는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운전자 대신 안전 요원이 동승한 상태로 일부 친(親)테슬라 성향의 인플루언서를 탑승자로 선정한 이벤트 형식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하반기까지 완전 자율주행 테슬라 수백만대가 도로에 주행할 것”이라고 지난 4월 말한 바 있다.

◇ 카메라 기반 테슬라, 대규모 확대엔 ‘회의론’

테슬라는 기존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과 달리 라이다나 레이더 등 센서를 쓰지 않고 오직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방식은 하드웨어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하지만 복잡한 교통 상황을 제대로 학습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립 쿱먼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복잡한 상황에서 차량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AI에 학습시키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웨이모조차도 10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알파벳의 자회사인 웨이모는 지난 2009년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금까지 1500대 규모의 로보택시를 일부 도시에서만 운영 중이다. 웨이모는 내년까지 2000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 “기술 미완성…테슬라는 아직 초입 단계”


로이터는 테슬라의 이번 오스틴 실험이 사실상 완성된 기술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인플루언서가 탑승한 로보택시는 교차로에서 잘못된 차선으로 진입해 약 6초간 맞은편 차로를 주행하는 모습이 SNS 영상으로 공개됐다.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로보택시는 시속 35마일(약 56km) 제한 구간에서 시속 40~45마일(약 64~72km)로 과속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웨이모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존 크라프칙은 “테슬라가 오스틴 실험에서 보여준 조치들은 이 기술이 아직 대규모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며 “테슬라는 지금 단계에서 충분히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 규제·신뢰 문제도 과제…“대중 불신 키울 수도”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속도 우선 전략’이 오히려 자율주행 산업 전반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법학과 교수는 “오스틴 실험은 마치 ‘나는 화성에 가겠다’고 말한 뒤 클리블랜드에 도착한 것과 같다”며 머스크의 장밋빛 전망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교통안전 당국은 이미 테슬라의 기존 완전자율주행(FSD) 기능과 관련해 빗길 등 악천후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SNS에 “공장에서 출고되는 모든 테슬라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발언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 출시 소식이 전해진 24일 뉴욕증시에서 8.2% 상승한 348.68달러(약 48만3400원)로 마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