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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데이터센터 붐' 속 물 부족 우려 고조… '모호한 규제' 난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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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데이터센터 붐' 속 물 부족 우려 고조… '모호한 규제' 난맥상

아마존·MS·블랙스톤 등 데이터센터 10개 건설 승인… 연간 9.6 기가 리터 물 사용 예상
"2035년까지 도시 물 공급 1/4 차지"… 가뭄 시 주민과 물 '경쟁' 우려
2025년 9월 5일, 호주 시드니 서부에 건설 중인 새로운 아마존 데이터 센터 현장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9월 5일, 호주 시드니 서부에 건설 중인 새로운 아마존 데이터 센터 현장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호주 시드니가 물 사용량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승인하면서, 이 부문의 급속한 성장이 주민들의 물 부족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호주 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붐을 유치하는 데 혈안이 되어, 물 사용에 대한 규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이 검토한 문서에 따르면, 시드니를 관할하는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는 2021년 계획 권한을 확장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블랙스톤(Blackstone)의 에어트렁크(AirTrunk) 등으로부터 제출된 10개의 데이터센터 신청을 모두 승인했다.

이 센터들은 총 66억 호주달러(약 6조 원)의 건설 비용을 가져올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연간 최대 9.6 기가 리터의 깨끗한 물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는 시드니 최대 물 공급량의 거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 계획법은 데이터센터 개발자가 "에너지, 물 소비 및 물질적 자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입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물 사용량이나 절약에 대한 구체적인 예측은 요구하지 않는다. 개발자는 어떤 대체 물 공급을 사용할 것인지는 공개해야 하지만,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시드니 워터(Sydney Water)의 예측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2035년까지 시드니 사용 가능 물의 최대 4분의 1을 차지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은 센터들이 서버 냉각에 물을 덜 사용하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졌지만, 그 목표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시드니의 식수 공급은 댐 1개와 담수화 플랜트 1개로 제한되어 있어, 인구와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공급이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 2019년에는 가뭄과 산불로 인해 530만 명의 주민들이 정원에 물을 주거나 세차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시드니 워터의 전 과학자이자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의 환경 과학 부교수인 이안 라이트(Ian Wright)는 "이미 수요와 공급 사이에 부족이 있다"며,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면 "가뭄 시기에 증가하는 갈증은 매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드니 교외 의회는 제한된 물 공급에 대한 경쟁을 우려하며, 주정부가 데이터센터 승인에 대한 유예를 촉구하고 있다.

에어트렁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센터가 건설되고 있는 블랙타운(Blacktown) 의회의 데미안 앳킨스(Damien Atkins) 의원은 "많은 논의 없이 건설되었다"며, "더 많은 반발이 있어야 하고 이제 막 그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마존이 소유한 토지에 승인된 두 개의 데이터센터 중 하나는 물 사용량을 15% 줄이겠다는 가장 야심 찬 약속을 제시했다. 아마존은 호주 데이터센터가 일년 중 95.5% 동안 냉각을 위해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드니 교외에서 채소 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부는 "다음 가뭄에서 데이터센터의 수요로 인해 물 수요가 악화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한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