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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미디어텍·퀄컴, 3나노 AP 동시 공개…삼성 2나노 '엑시노스 2600'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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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미디어텍·퀄컴, 3나노 AP 동시 공개…삼성 2나노 '엑시노스 2600'에 도전

디멘시티 9500·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TSMC 3나노 업고 다음 주 동시 출격
삼성 엑시노스 2600, 2나노 공정으로 성능 격차 해소…초기 수율이 관건
내년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으로 개발한 엑시노스 2600에 맞서 미디어텍과 퀄컴이 3나노 공정 기반의 디멘시티 9500과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동시에 선보이며 치열한 기술 대결을 예고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내년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으로 개발한 엑시노스 2600에 맞서 미디어텍과 퀄컴이 3나노 공정 기반의 디멘시티 9500과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동시에 선보이며 치열한 기술 대결을 예고했다. 사진=삼성전자

내년 최고급 스마트폰의 '두뇌'를 차지하기 위한 반도체 3파전의 막이 오른다.

16일(현지시각)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2나노 공정으로 무장한 '엑시노스 2600'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미디어텍과 퀄컴이 TSMC의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칩을 다음 주 동시에 공개하며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기술 격차를 앞세운 삼성과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갖춘 TSMC 동맹의 정면충돌이 임박하면서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퀄컴·미디어텍 '3나노 동맹', 차세대 AP 동시 공개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오는 22일 차세대 스마트폰 칩셋 '디멘시티 9500'을 공식 발표한다. 공교롭게도 같은 주에 퀄컴 역시 연례 기술 행사인 '스냅드래곤 서밋 2025'를 열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공개할 예정이다. 두 제품 모두 TSMC의 3세대 3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들 칩은 앞으로 1년간 애플의 A19 프로, 그리고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600과 최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의 엑시노스 2600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공개가 유력하다.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500은 Arm의 최신 '루멕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C1 시리즈 CPU 코어와 12코어 구성의 말리-G1 울트라 GPU를 탑재할 전망이다. 메모리는 10667Mbps 속도의 LPDDR5x 램과 UFS 4.1 규격 저장 장치를 지원한다. 유출된 정보를 보면 CPU는 ▲4.21GHz로 작동하는 초고성능 C1-울트라 코어 1개 ▲3.50GHz의 고성능 C1-프리미엄 코어 3개 ▲2.7GHz의 효율 코어 C1-프로 4개로 구성한 옥타코어 구조다. 특히 100 TOPS(초당 100조회 연산) 성능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내장해 기기 자체 인공지능(AI) 성능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5G 모뎀, 와이파이 7, 블루투스 6.0 등 최신 통신 규격을 모두 지원한다. 디멘시티 9500은 오포 파인드 X9, 비보 X300 시리즈 등 중화권 최고급 스마트폰에 우선 탑재하며, 일부 변종 모델은 삼성 갤럭시 탭 S12 시리즈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는 자체 개발한 '오라이온' CPU 코어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주력 코어의 최대 작동 속도는 4.6GHz에 이르며, 아드레노 GPU는 1.2GHz로 작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하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버전은 CPU 작동 속도를 최대 4.7GHz까지 끌어올려 한층 강력한 성능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 칩은 샤오미 17 시리즈에 처음 탑재할 예정이며, 안투투 벤치마크 시험에서 420만 점에 이르는 높은 점수를 기록해 기대를 모은다. 긱벤치 시험에서도 싱글코어 약 3393점, 멀티코어 1만 1515점을 기록하며 최상위권 성능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26 울트라 모델에 이 칩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 세계 최초 '2나노 엑시노스'로 기술 초격차 승부수


미디어텍과 퀄컴의 3나노 협공에 맞서 삼성은 공정 기술의 우위를 앞세운다.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SF2) 공정에서 생산하는 '엑시노스 2600'은 세계 최초의 2나노 스마트폰 칩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이 칩은 일부 국가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프로와 갤럭시 S26 엣지, 갤럭시 Z 플립 7 등에 탑재한다.

엑시노스 2600은 총 10개의 코어로 구성한 데카코어 CPU를 특징으로 한다. ▲최대 3.8GHz로 작동하는 주력 코어(C1-울트라 추정) 1개 ▲2.96GHz로 작동하는 고성능 코어(C1-프로 추정) 3개 ▲2.46GHz의 효율 코어(C1-나노 추정) 6개가 조화를 이룬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는 AMD의 RDNA 설계를 기반으로 한 '엑스클립스 960'을 탑재해, 하드웨어 기반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 등 고사양 게임 성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유출된 긱벤치 시험 결과를 보면 엑시노스 2600은 싱글코어 3309점, 멀티코어 1만 1256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스냅드래곤 8 엘리트(4세대)보다 약 15%, 갤럭시 Z 플립 7에 탑재한 엑시노스 2500보다는 약 35% 향상된 수치다. 특히 경쟁작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와 대등한 수준으로, 지난해 최고급 칩들과의 성능 격차를 2.5% 안팎으로 좁혀 삼성 엑시노스 역사상 가장 경쟁력 있는 성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2나노 공정의 초기 양산 수율과 안정성이 성능 발휘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벤치마크상의 강력한 성능을 넘어,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전력 효율과 발열 관리, 소프트웨어 호환성 등 생태계 완성도가 시장 판도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