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억 6000만 달러 규모…2028년까지 순차 인도
IMO·EU 환경규제 강화 속 '메탄올+스크러버' 이중 대응
IMO·EU 환경규제 강화 속 '메탄올+스크러버' 이중 대응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그리스의 세계적 해운사 나비오스 마리타임 파트너스로부터 885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하며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나비오스가 국제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친환경 선대 구축을 서두르는 가운데, HJ중공업이 핵심 파트너로 낙점된 것이다. 이번 계약은 미래 선박 시장을 선도하려는 한국 조선업계의 저력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리스 선박 중개업체 인터모달과 오프쇼어 에너지에 따르면 나비오스가 발주한 8850TEU급 메탄올-레디 컨테이너선 4척은 HJ중공업이 건조한다. 척당 가격은 1억1510만 달러(약 1587억 원)로 총계약 규모는 약 4억6040만 달러(약 6347억 원)에 이른다. 이 선박들은 2027년부터 2028년까지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미래 연료·탈황 장비 결합…배출가스 '이중 제어'
이번에 발주한 선박의 핵심은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을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전환 가능 엔진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보다 황산화물(SOx) 배출을 95% 넘게,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은 최대 7%까지 줄일 수 있어 저탄소 연료로 주목받는다.
대세 된 '메탄올 전환'…친환경 선대 교체 본격화
나비오스는 컨테이너선, 정제유 운반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 등 170척이 넘는 선대를 운용하는 세계적인 종합 해운사다. 총 운송 능력은 1560만 DWT(중량톤수), 컨테이너 처리 능력은 25만 1843TEU에 이른다.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해운업계의 탈탄소 압력이 거세지면서, 나비오스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친환경 선박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HJ중공업과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비오스는 지난해에도 HJ중공업에 7900TEU급 메탄올-레디 컨테이너선 2척을 척당 1억 600만 달러(약 1461억 원)에 발주했다. 2027년 인도 예정인 이 선박들은 일본계 글로벌 정기선사인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ONE)에 장기 용선될 예정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암모니아나 수소 같은 완전 무탄소 연료의 상용화가 아직 먼 만큼, 기술 성숙도와 기반 시설이 앞선 메탄올을 '현실적인 전환기 선택지'로 보고 있다. 실제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메탄올 추진선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편 HJ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친환경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HJ중공업은 2026년부터 또 다른 유럽 선사인 TMS 그룹에 메탄올-레디 컨테이너선 4척(총 4억2900만 달러 규모)의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 '빅3'(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와 다른 중견 조선소로서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