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원자핵 간 '양자 얽힘' 구현 양자 컴퓨터 상용화 청신호

글로벌이코노믹

원자핵 간 '양자 얽힘' 구현 양자 컴퓨터 상용화 청신호

전자를 통신 채널로 활용한 혁신적 접근법
기존 실리콘 기반 칩 기술 통합 가능성 제시
'장수명 핵 스핀' 활용한 안정적 계산 시대 예고
온라인 언론사 더 컨버세이션이 18일(현지 시각) 새로운 양자 얽힘 현상을 개발해 양자 컴퓨터 상용화에 청신호를 켰다고 전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온라인 언론사 더 컨버세이션이 18일(현지 시각) 새로운 양자 얽힘 현상을 개발해 양자 컴퓨터 상용화에 청신호를 켰다고 전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먼 거리의 두 원자핵을 양자 얽힘(두 개 이상의 입자가 서로 분리되어 있어도 한 입자의 상태가 다른 입자의 상태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 상태로 연결하는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됐다고 온라인 언론사 더 컨버세이션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기술은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소름 끼치는 원격 작용’이라 불리던 양자 얽힘 현상은 양자 컴퓨터의 핵심 작동 원리다.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복잡한 계산을 가능하게 하지만, 민감한 양자 상태를 외부 환경의 잡음 없이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난제였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팀은 약 20나노미터 떨어진 두 원자핵을 성공적으로 얽히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인(Phosphorus) 원자핵의 회전을 이용해 양자 정보를 인코딩(물리적 시스템의 양자 상태에 정보를 기록하는 과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전문가는 “이번 성과는 양자 정보를 저장하는 가장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시스템 중 하나를 활용해 양자 컴퓨터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이고 개념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자 전화기’로 원격 소통하는 원자핵


양자 컴퓨터의 개발은 ‘소음으로부터의 보호’와 ‘정보 교환’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요구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방식은 원자핵들을 매우 가깝게 배치해 하나의 전자로 감싸는 형태였는데, 이 경우 원자핵의 개별 제어가 어려워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이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마치 전화기를 이용하듯, 전자를 원자핵 간의 ‘통신 채널’로 활용했다. 전자는 공간에 넓게 퍼져 나갈 수 있는 양자적 특성 덕분에 멀리 떨어진 두 원자핵과 동시에 ‘접촉’할 수 있다. 이로써 각 원자핵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먼 거리의 다른 원자핵과 양자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기하학적 게이트’라는 방법을 사용해 원격에 있는 두 원자핵 사이에 양자 얽힘을 구현했다. 이는 실리콘 기반 양자 연산에서 고정밀 계산을 가능하게 했던 기술로, 이번 연구를 통해 하나의 전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확장 가능함을 증명했다.

기존 실리콘칩에 통합 가능성 시사


20나노미터라는 거리는 일상적인 실리콘 트랜지스터가 만들어지는 규모와 비슷하다. 이는 양자 정보를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원자핵 스핀 큐비트를 기존 실리콘칩 구조에 통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앞으로 전자를 물리적으로 움직이거나 모양을 조절해 얽힘 거리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장수명 핵 스핀(원자핵의 회전 방향, 즉 스핀을 이용해 양자 정보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을 이용해 안정적인 계산을 수행하는 양자 컴퓨터의 구축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