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기대감·실적 호조·중국 규제에 투심 되살아나
단기 랠리" vs "국면 전환 신호" 전망 엇갈려
단기 랠리" vs "국면 전환 신호" 전망 엇갈려

▲ 이달 들어 시총 47조 증가… 코스피 상승률 2배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2724.04였던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10월 17일 3251.55로 올라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424.60에서 3748.89로 9% 오르는 데 그쳤다. 2차전지 지수가 코스피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도는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시가총액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KRX 2차전지 TOP10 지수' 구성 10개 종목 합산 시가총액은 9월 말 194조2000억 원에서 10월 17일 241조2000억 원으로 늘어 약 47조 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24.2%를 기록 중이다.
▲ LG에너지솔루션 20조 증가해 시총 '100조원' 돌파
상승을 주도한 것은 LG에너지솔루션과 주요 소재주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81조3000억 원에서 101조6000억 원으로 20조 원 넘게 늘며 전체 상승분의 43%를 차지했다.
포스코퓨처엠(34.8%), 에코프로비엠(42.5%), 에코프로(54.5%) 등 소재 3인방 역시 평균 40%대 급등률을 보이며 양극재 중심의 중소형주에 불을 붙였다. 삼성SDI도 24.6% 상승하며 ESS 성장 기대를 반영했다.
▲ 전기차 반등·ESS 수요·중국 규제 '트리플 모멘텀'
이 같은 반등의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회복 신호가 있다. 글로벌 9월 전기차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그동안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수요 둔화 우려'가 완화됐다.
또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ESS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북미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2차전지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산 배터리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내 배터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매수세를 자극했다.
▲ "단기 랠리" 경고음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단기 랠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보조금 폐지 전의 선주문 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향후 전기차 성장률이 10% 이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주가 하방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현재 시장이 10% 매출 성장 속에서 70% 이상의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다소 과도하다"며 "단기 트레이딩 기회는 있겠지만, 내년에는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SS 기대감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SS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아직 NCM 계열 제품에 집중돼 있어 LFP 기반 ESS 중심의 미국 시장 확대에서는 수혜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반등은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보다는 기대감과 심리적 회복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부진하던 업종의 체력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배터리 원가 구조 개선과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후 공급망 재편이 맞물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국면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월의 2차전지 랠리는 '숨 고르기 후 재도약'의 첫 신호로 볼 수 있다. 실적이 실제로 개선세로 이어질 경우 상승세는 지속되겠지만, 기대가 앞서면 다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향후 4분기 실적 시즌이 업종의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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