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025년 국내 금 현물시장이 유례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29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월별 거래량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10월에는 24톤을 돌파했다. 이는 1월 거래량의 6배가 넘는 규모로, KRX 금시장 개설 이후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진 달로 기록됐다.
거래량 급증의 배경에는 금값 폭등이 자리한다. 올해 초 1g당 평균 12만 9000원 수준이던 금 시세는 9월 평균 16만 9000원을 거쳐 10월에는 20만 5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간 평균 가격 기준)
10개월 사이 59%가 넘는 상승률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은 이제 안전자산이 아니라 투자자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급등 뒤에는 급락이 따랐다. 국내 금값은 10월 중순 1g당 22만 원선을 돌파한 직후, 불과 2주 만에 18만 원대로 하락했다. 일주일 사이 10%가 넘는 낙폭이다. 이른바 '김치프리미엄' 해소 국면이 본격화된 것이다.
김치프리미엄은 국제 금 시세보다 국내 금값이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국내 금 현물가격은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국제 시세 대비 10% 이상 높았으나, 급락세와 함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단기 과열에 따른 정상화 과정으로 해석한다. 세계금협회(WGC)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금값 급등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며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회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거래량 기준으로 보면 이번 급락이 패닉셀링보다는 정상화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9~10월 거래 폭증으로 단기 과열된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셈이다. KRX 자료에 따르면 거래량은 올해 2월, 9월, 10월처럼 시세가 급등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늘었다. 가격 상승이 거래 증가를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가, 고점 이후 매도세 확대로 거래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전형적인 흐름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은 과열 해소를 위한 건전한 조정으로 보인다"며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한 금의 중장기적 투자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금값은 일시적으로 국제 시세에 수렴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불안과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김치프리미엄은 언제든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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