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실리콘 디코드] "AI 버블론은 기우"…구글·AMD·엔비디아, '클라우드에서 물리적 세계로' 로드맵 격돌

글로벌이코노믹

[실리콘 디코드] "AI 버블론은 기우"…구글·AMD·엔비디아, '클라우드에서 물리적 세계로' 로드맵 격돌

구글, 930억 달러 투자로 AI 혁신 가속…"제미나이 구독률 증가가 성장 동력"
AMD '개방형 생태계', 엔비디아 '피지컬 AI' 비전 제시…"대만, 하드웨어 경쟁력 확고"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글로벌 기술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버블'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구글, AMD, 엔비디아 등 핵심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의 지속적인 확장과 미래 발전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고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3사는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신하며, 특히 대만이 AI 발전을 위한 핵심 글로벌 허브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제이슨 마 구글 크롬 OS R&D 총괄 매니저는 AI가 버블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세 가지 핵심 지표를 공개했다.

첫째, 구글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강력한 성과다. 클라우드 사업은 예상외의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등 구글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핵심 엔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둘째, 압도적인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다. 구글은 당초 2024년 580억 달러(약 85조 원)였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액을 2025년 850억 달러(약 125조 원)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재무 보고서에서는 지속적인 AI 혁신, 도구 변혁, 편의성 강화를 가속하기 위해 2025년 투자 목표치를 910억~930억 달러(약 134조~137조 원)로 상향 조정했다.

셋째, 구글의 AI 비서 '제미나이(Gemini)'의 구독률 증가세다. 제미나이 유료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클라우드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하며, 구글이 다시 한번 빠른 확장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분석된다.

마 총괄 매니저는 대만이 반도체 제조, AI 서버,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장문의 텍스트는 물론 음성, 이미지, 비디오, 수학, 프로그래밍까지 지원하는 강력한 멀티모달 모델을 특징으로 한다.

AMD "추론 AI 시대, 개방형 생태계가 핵심"


켄 린 AMD 대만 상무(커머셜 비즈니스 담당 수석 부사장) 역시 이러한 관점을 지지하며 AI 애플리케이션의 무게중심이 '훈련(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 단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린 상무는 AMD가 기업과 학계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원활하게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생태계(open ecosystem)' 구축이 향후 AI 시대의 핵심이 될 것임을 역설했다.
특히 AMD는 에너지 소비와 비용 최적화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칩렛(chiplets)과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동일한 전력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컴퓨팅 출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AMD의 핵심 전략이다.

그는 AI 기술이 1년 단위로 세대가 바뀔 만큼 빠르게 반복(iteration)되는 현 상황이 대만의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들에 매우 유리한 공급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국가들이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서 대만의 경쟁력을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진짜 혁명은 '피지컬 AI', 50조 달러 시장 열린다"


콴량 리우 엔비디아 수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생성형 AI의 거대한 붐(big boom)은 이미 도래했다고 선언하며, 엔비디아가 포괄적인 하드웨어 및 인프라 솔루션 제공자로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리우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단순한 작문 작업 수행 단계를 넘어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진화했다. 이제 다음 단계는 '피지컬 AI(physical 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지컬 AI는 산업 전반을 기존의 규칙 기반 정적 자동화(rule-based, static automation) 시스템에서 지능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난 자율 시스템(intelligent, adaptive autonomous systems)으로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현재 AI 발전의 가장 큰 병목 현상은 컴퓨팅 성능이나 알고리즘의 한계가 아니라, '동작 및 제어 데이터(motion and control data)의 절대적인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이 '피지컬 AI' 혁명이 전 세계 산업 생태계를 재정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기준 최대 50조 달러(약 7경 36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거대 산업 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산업 구조를 더욱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탈바꿈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