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쌀 대란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새 쌀 공급 과잉으로 소매점에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여 팔리지 않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14일 아사히신문 계열 일본 주간지 AERA디지털은 심층 취재를 통해 일본 쌀 가게 주민들의 고민을 보도했다. 올해 초부터 정부 정책과 소비 심리로 인해 대폭적으로 증량되어 공급되었던 새 쌀이 팔리지 않고 재고가 기록적으로 쌓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매장에 진열된 니가타현 우오누마산 코시히카리 새 쌀은 세금 포함 5kg 5800엔, 지난해 쌀은 5kg 4900엔으로 나타났다.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고객들이 굳이 새 쌀을 사지 않고 저렴한 지난해 쌀을 사간다는 것이다.
새 쌀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JA 등 쌀 집하업자들이 농가에서 고가에 쌀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2024년 촉발된 일본 쌀 대란의 여파가 부메랑처럼 돌아온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일본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생산량 급감, 관광객 증가 및 엔저 현상으로 인한 쌀 소비 증가와 정부의 쌀 감산 정책이 더해져 쌀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도매업자 등이 농가로부터 새로이 생산되는 쌀들을 높은 가격에 책정해 사들였고, 정부가 다급하게 이를 대량으로 공급시키면서 쌀 가격 폭등이 진행된 것이다.
초기 도매 가격 책정이 높아져 그대로 소매 가격으로 전가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쌀 품귀 현상을 잡기 위해 근시안적으로 대처했던 일본 정부 내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높은 가격으로 유통된 쌀이 팔리지 않고 재고가 소매점에 쌓이는 현상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일본의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주력 품종 쌀을 도매업자와 연간 계약을 맺고 구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난해 품귀 현상으로 인해 소매업자들은 어떻게든 쌀을 공급하는 데 방점을 뒀고, 도매업자들은 소매업자들의 매입 요청에 높은 가격으로 새 쌀 공급을 한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해 어떻게든 쌀 물량을 해소해 달라고 읍소했는데, 지금에 와서 갑자기 현재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연간 계약을 철회하자고 할 수 없다”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일본 쌀 소매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폭등한 쌀값을 대폭 인하해 재고를 해소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일본 식품표시법 식품표시기준에 따르면 ‘새 쌀’로 표시해 판매할 수 있는 것은 해당 연도에 수확해 연내에 정미·포장한 쌀로만 한정된다. 이에 따라 새 쌀이라는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내년 1월경부터 일본 소매점에서 쌀 특가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적자를 각오하고 이를 팔아 치울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여파로 줄을 잇고 도산하는 업체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체와 인터뷰한 일본 도쿄 쌀가게 점주 나카무라 신이치는 “현재 슈퍼마켓 창고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을 정도로 새 쌀 재고가 넘쳐 흐르고 있다”라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쌀을 둘러싼 불균형은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