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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8조 원 잠수함 사업, 영국·스웨덴 vs 독일·이탈리아 3파전...한화오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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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8조 원 잠수함 사업, 영국·스웨덴 vs 독일·이탈리아 3파전...한화오션 경쟁

스타머·크리스테르손 총리 공동서한 제출..."발트해 안보 강화" 명분
영국과 스웨덴이 폴란드의 수십억 유로 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에 공동으로 뛰어들었다. 이 사업에는 독일과 이탈리아, 한국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미지=GPT4o 이미지 확대보기
영국과 스웨덴이 폴란드의 수십억 유로 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에 공동으로 뛰어들었다. 이 사업에는 독일과 이탈리아, 한국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미지=GPT4o
영국과 스웨덴이 폴란드의 수십억 유로 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에 공동으로 뛰어들었다.

로이터 통신은 14(현지시각)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공동서한을 통해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영국 방산업체 밥콕의 공동 제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이번 로비는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유럽 각국이 막대한 방산 계약을 따내려는 치열한 정치적 경쟁을 보여준다. 폴란드 정부는 연말까지 '오르카(Orka)' 프로그램의 최종 파트너를 선정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 공동 서한으로 '발트해 안보' 강조


이 문제에 정통한 두 관계자는 로이터에 스타머 총리가 지난달 말 제출된 사브의 최종 제안서에 포함된 크리스테르손 총리와 함께 지지 서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서한 내용을 본 관계자에 따르면 두 정상은 스웨덴의 제안이 발트해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 보도에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방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일자리를 창출하고 영국 경제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유럽 안보 약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브 대변인은 14일 로이터에 자사 잠수함이 발트해 특성에 맞게 조정됐다고 밝혔지만, 영국 입장에 대한 질문은 영국 당국에 회부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영국의 밥콕이 다른 영국 파트너들과 함께 스웨덴 제안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밥콕은 이번 입찰 참여 가능성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수십억 유로 '오르카' 프로그램에 글로벌 경쟁


폴란드 관계자들은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되면서 바르샤바가 해군 현대화와 나토 관계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오르카 프로그램의 결정이 몇 주 안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오르카 프로그램은 3~4척의 잠수함 도입을 목표로 하며, 규모는 약 56억 달러(81500억 원)에 달한다.

전투기, 감시시스템, 미사일, 잠수함 등을 제조하는 사브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한국 제조업체와 함께 계약 후보에 오른 경쟁자 중 하나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5월 디펜스뉴스에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의 제안이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현재 1986년 도입한 구소련제 킬로급 잠수함 1척만 보유하고 있어 잠수함 전력이 사실상 소멸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오르카 프로그램은 폴란드 해군 현대화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9월 연말까지 최종 파트너를 선정하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화오션도 3600톤급 KSS-III Batch-II 잠수함 3척 공급을 제안하며 경쟁에 참여했다. 한화오션은 최대 1억 달러(1455억 원)를 투자해 현지 "유지·보수·정비(MRO) 센터를 설립하고 기술이전을 약속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디펜스뉴스에 "폴란드를 KSS-III급 잠수함의 첫 수출 시장으로 확보하고, 캐나다와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유럽 방산시장 정치적 로비 본격화


스타머 총리의 이번 참여는 영국 경제 부양 의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되면서 각국이 군사비 지출을 늘리는 가운데 유럽 전역에서 수익성 높은 방산 계약을 따내려는 정치적 경쟁을 보여준다. 영국은 군함과 전투기 수출 거래로 수십억 파운드를 벌어들이고 있다.

폴란드 언론은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의 제안이 선두 주자라고 보도했다. 세 나라 모두 나토와 유럽연합(EU)에서 폴란드의 파트너다. 프랑스 나발그룹은 인도, 브라질, 칠레에 수출한 스콜펜급 잠수함을 제안하며 광범위한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을 약속했다.

밥콕은 이미 폴란드와 미에츠니크 호위함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어 이번 잠수함 사업으로 협력을 확대하길 희망한다. 밥콕과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는 밥콕의 애로우헤드 140 설계를 기반으로 호위함 3척을 건조하고 있으며, 2026~2032년 인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폴란드가 연말 결정을 앞두고 단순히 기술력뿐 아니라 정치적 파트너십, 재정 조건, 산업 협력, 인도 일정 등을 종합 평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는 2025년 국방비로 약 510억 달러(742300억 원)를 배정해 국내총생산(GDP)4.7%를 국방에 지출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