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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애플 CEO 내년 조기 퇴진설… 후계 1순위는 '하드웨어 총책' 존 터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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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애플 CEO 내년 조기 퇴진설… 후계 1순위는 '하드웨어 총책' 존 터너스

FT 보도, 팀 쿡 올해 65세 맞으면서 이르면 내년 이임 준비, 승계 계획 '고강도 추진’
14년간 시가총액 3500억에서 4조 달러 견인… 시장은 'AI 뒤처짐' 우려 목소리 속에 ‘하드웨어 리더십' 주목
애플이 승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승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시가총액 4조 달러(5822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이르면 내년 초 퇴진을 대비해 승계 계획을 고강도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EO는 스티브 잡스 공동 창업자의 뒤를 이어 2011년부터 14년 넘게 애플을 이끌어온 장기 리더다.

파이낸셜타임스(FT)15(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애플 이사회와 고위 경영진이 2025년 들어 65세 생일을 맞은 쿡 CEO의 퇴진에 대비해 최근 승계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내부 사정에 밝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들은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인 존 터너스(John Ternus)가 쿡 CEO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고 밝혔으나, 최종 결정은 나지 않은 상태다.

CEO는 생전(生前) 내부 인사가 후임자가 되기를 바란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으며, 애플에는 이미 '매우 상세한 승계 계획'이 있다고 202311월 가수 두아 리파의 팟캐스트에서 말했다. 그는 당시 "애플이 좋으며, 애플 없는 내 삶은 상상할 수 없기에 한동안 더 머물 것"이라며 장기 재직 의사를 내비쳤다.
애플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새해 1월 말 중요한 연말 판매 실적을 다루는 다음 실적 발표 전에는 새 CEO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새 리더십 팀이 6월 연례 개발자 회의와 9월 아이폰 신제품 발표 등 주요 연례 행사를 앞두고 자리를 잡도록 하기 위해 연초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CEO, 14년 만에 애플 시총 10배↑ 견인… AI 시대 '성장 정체' 우려


CEO2011년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게서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잡스는 그해 수개월 뒤 세상을 떠났다. 전임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인 쿡 CEO가 취임할 당시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509조 원)였으나, 현재는 4조 달러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CEO는 아이폰 제조사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키우는 데 결정적 노릇을 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달 강력한 실적을 발표한 뒤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월가의 인공지능(AI) 열광에 힘입어 알파벳,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에는 다소 뒤처지고 있다.

애플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2퍼센트(%) 남짓으로, 경쟁사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애플은 최근 몇 년 동안 고위 경영진에 변화를 겪었다. CEO의 오랜 측근이었던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초 물러났으며, CEO의 또 다른 측근인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지난 7월 사임할 뜻을 밝혔다.

차기 주자 '하드웨어 전문가' 터너스, “애플 AI 혁신 이끌까?”

CEO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존 터너스 부사장은 하드웨어 분야의 전문가다. 그가 CEO 자리에 오르면 애플 창업 초기와 마찬가지로 하드웨어 부문 출신 인사가 다시 회사를 이끌게 된다. 이는 애플이 몇 년 동안 새로운 제품 영역에 진출하지 못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실리콘밸리의 경쟁사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터너스는 현재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 (Mac), 에어팟(AirPods) 등 애플의 핵심 하드웨어 제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2001년 애플에 합류해 아이맥(iMac)과 아이팟(iPod)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사에 비해 눈에 띄는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애플 주가의 올해 상승률이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에 뒤처지는 배경에도 AI 분야에서의 약세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기적인 승계 계획… "실적과는 무관한 결정


애플 안팎의 소식통들은 쿡 CEO의 퇴진을 위한 장기 계획이 이미 진행돼 왔으며, 이것이 아이폰의 연말 판매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현재 실적과는 무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준비 작업이 최근 들어 더 강도를 높이고 있으며, 발표 시점은 변동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애플은 이번 연말 성수기에 역대급 아이폰 판매를 예상하는 등 긍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쿡 CEO가 회사의 가치를 35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로 끌어올린 만큼, 그의 후임이 정해지는 과정은 애플의 향후 10년을 좌우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