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 앞두고 비트코인·XRP '묻지마 폭락'

글로벌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에 '검은 금요일'이 실제로 도래했다.

테더(Tether)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가 직접 "비트코인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시장의 충격은 컸다.


20일(현지시각)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시장은 계속된 하락세 속에 20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이 3조 달러 아래로 붕괴됐다. 온체인 분석 회사 코인글래스(CoinGlass)는 불과 24시간 동안 21만 5,000 명 이상의 암호화폐 거래자가 강제 청산되었으며, 8억 2,000만 달러 이상이 시장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특히 비트코인(BTC) 기준 가장 큰 단일 청산 주문은 HTX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발생했으며, 그 규모는 3,091만 달러에 달했다.
주요 암호화폐 가격도 급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2.72% 하락해 한때 8만 6,590달러에 거래됐고, 이더리움(ETH)은 2.24% 하락한 2,819달러, 리플(XRP)은 2.37%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2달러가 무너진 1.99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암호화폐 시장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치적 불확실성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모든 것은 지난 10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발언이 여론을 자극하면서 시작됐다.

이 발언은 시장에 즉각적인 공황을 불러일으켰고, 단 하루 만에 190억 달러 이상이 증발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여러 차례 회복 시도가 있었으나 시장은 여전히 이전 수준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최신 10월 고용 데이터(Jabs Data)의 부재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데 불확실성이 가중되었다.
암호화폐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며,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희박해지면서 회복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암호화폐에 대한 두려움과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15까지 곤두박질치며 투자자들 사이에 "극심한 두려움(Extreme Fear)"이 만연함을 나타냈다. 연말을 앞두고 시장을 짓누르는 공포와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언제 걷힐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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