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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다연장로켓 입찰서 독일 탈락…한화 '천무'·美 하이마스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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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다연장로켓 입찰서 독일 탈락…한화 '천무'·美 하이마스 2파전

K9 자주포 생태계 강점 부각…폴란드 이어 유럽 방산 수출 확대 전망
노르웨이는 유로펄스 폐지 후 미국의 하이마스와 한국의 K239 춘무를 검토 중이다. 사진= 독일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노르웨이는 유로펄스 폐지 후 미국의 하이마스와 한국의 K239 춘무를 검토 중이다. 사진= 독일 국방부
노르웨이가 차세대 장거리 정밀 사격 시스템 도입 사업에서 독일 KNDS'유로펄스'(EuroPULS)를 탈락시키고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고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와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239 천무만 최종 경쟁 체제로 압축했다.

독일 방위 전문 매체 하르트푼크트는 지난 21(현지시각) 노르웨이가 유로펄스를 장거리 로켓포 경쟁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노르웨이와 독일이 레오파르트 2A8 주력 전차 인도식을 함께 축하하는 시점에 나와 양국 방산 협력에 긴장을 더하고 있다. 독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레오파르트 행사에서 "현대적인 로켓포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노르웨이에 유로펄스 참여를 공개 촉구했으나, 노르웨이는 비용과 배송 일정 문제를 들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무, K9 자주포와 생태계 구축…폴란드 이어 유럽 진출 확대


노르웨이 입장에서 천무는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포병 체계 전체의 통합을 의미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2017년부터 노르웨이에 K9 바지라(VIDAR) 자주포 24문을 공급했고, 2022년에는 K9 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8대를 추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천무를 도입하면 155mm 자주포부터 장거리 로켓까지 한국산 포병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하는 생태계가 완성된다.

천무는 사거리 80km239mm 유도 로켓 6발 또는 사거리 290km600mm 전술탄도미사일 1발을 장착한 2개 포드를 운용할 수 있다. 미국 하이마스가 단일 포드에 6발의 227mm 로켓을 탑재하는 것과 비교하면 화력이 2배 이상이다. 폴란드는 이미 천무 288대를 도입했으며, 폴란드판 호마르-K는 자국 옐츠 8x8 트럭에 천무 발사대를 통합해 국가 화력 통제 시스템과 연동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노르웨이 기업 아코디스노르딕스와 천무 전용 시뮬레이터 공동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노르웨이 장거리 정밀 사격 시스템 입찰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방 전문가들은 "노르웨이는 현재 다연장 로켓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천무가 폴란드에 제안한 함선 공격용 대함 탄도탄 옵션을 포함하면 수출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NATO 북부 방위 체계 재편…"유럽 주권" "대서양 동맹" 선택


미국 측에서는 노르웨이가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을 통해 58000만 달러(8530억 원) 규모로 M142 하이마스 발사대 16기와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 탄약을 요청했다. 하이마스는 표준 유도 다연장 로켓으로 70~80km 사거리를 제공하며, 연장 사거리 탄은 150km까지 확장된다. 미 육군의 새로운 정밀 타격 미사일 2단계 버전은 500km 이상 거리에서 이동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진정한 전역 수준 타격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이 밀어붙인 유로펄스는 이스라엘 엘빗의 PULS 기반으로, 122mm·160mm 로켓부터 300km 사거리의 프레데터 호크 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다. 최근 시험에서는 노르웨이산 해군 타격 미사일(NSM)250km 이상 사거리로 발사하는 데 성공해 이중 역할 해안 방어 체계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독일·네덜란드·덴마크는 이미 이 체계 도입을 약속했으며, 디엘 디펜스는 미국·이스라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 내 탄약 생산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노르웨이 내부에서는 이 선택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경제 일간지 다겐스 네링슬리브는 콩스버그와 산업 그룹 아커가 총리와 주요 장관들에게 서한을 보내 유로펄스 구매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노르웨이산 발사대·미사일·사격 통제 솔루션이 국방 산업 내에서 훨씬 더 큰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방산물자청은 2025년부터 2036년 사이 NATO 북부 측면 강화를 위해 600억 노르웨이 크로네(86100억 원)의 국방비 증액을 예상하는 '노르웨이 방위 공약' 이행 과정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노르웨이가 어떤 선택을 하든 NATO 북부 방위 체계가 미국 주도 HIMARS 벨트, 아시아 산업력, 유럽 주권 전략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향후 10년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