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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책의 불일치성, 투자와 혁신 가로막아"... LG엔솔·현대차, 안정적인 EV 정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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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책의 불일치성, 투자와 혁신 가로막아"... LG엔솔·현대차, 안정적인 EV 정책 촉구

트럼프 행정부, 친환경 인센티브 축소 및 중국산 부품 감시 강화...기업들 '휘청' 방식 비판
LG엔솔 북미 사장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현대차 임원 "극심한 변동성, 사업 한계 야기"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9월 4일 이민 단속 현장을 경비하는 가면을 쓴 연방 요원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9월 4일 이민 단속 현장을 경비하는 가면을 쓴 연방 요원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일관성 없는 규제 환경과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들이 배터리 및 전기차(EV)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한국 기업 경영진들의 비판이 제기되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들은 미국의 '휘청(whiplash)' 방식 정책이 투자와 혁신을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사장 밥 리(Bob Lee)는 2일 자동차 혁신 연합(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 행사에서 "이 나라에는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 행정부의 청정 에너지 장려 노력을 철회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들을 언급하며, "배출가스 규제가 매우 어렵고, 이제는 우리를 지역적으로 고립시키는 또 다른 정책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리 사장은 이러한 환경이 "우리가 투자하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호소했다.
현재 미국은 지출 법안을 통해 풍력, 태양광, 전기차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를 축소하고 있으며, 미국산 제품에 사용되는 중국산 부품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제조하는 아시아 기업들이 원자재 공급망을 중국 외 지역으로 다각화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내 EV 판매가 둔화되는 가운데, 아시아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자동차를 넘어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제너럴 모터스(GM)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 외에도, 올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며 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산 자동차와 트럭의 미국 진입을 사실상 금지했지만, 리 사장과 관련 산업 경영진들은 이러한 보호무역적 조치가 국내 산업의 발전을 지연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리 사장은 "세상은 이미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가 스스로를 고립시킨다고 해서 이 업계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부 업무 수석 부사장 드류 퍼거슨은 "우리는 이 거친 진자 변동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미국 하원의원이기도 한 퍼거슨은 "비즈니스는 극심한 변동을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의 불안정성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조지아주에 건설 중이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EV 배터리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300명 이상이 체포 및 송환된 사건은 미국 공장을 가진 외국 기업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퍼거슨 부사장은 "혁신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려면 정책의 안정성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에 맞는 제조업 정렬(alignment)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