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우지은 후원자가 기아대책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20여 년 전이다. 당시 친구가 기아대책을 통해 후원하고 있었고, 또 다른 지인이 이후 기아대책에서 일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다만 그때는 이렇게 큰 인연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전환점은 올해 4월, 헤리티지클럽 10주년 기념 전시회였다. 친구의 초대로 전시장을 찾은 그는 후원자들의 마음이 담긴 작품 하나하나를 살피며 깊은 울림을 받았다. “어떤 예술작품보다 마음이 뭉클했다”고 회상할 만큼 그 자리에는 따뜻한 사랑의 기록이 고요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날,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유산기부 약정서를 작성했다. 어린 시절부터 ‘좋은 영향력을 남기고 싶다’고 꿈꾸어온 바람이 자연스럽게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유산기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그에게 특별했던 순간도 있다. 전시장을 조용히 둘러본 뒤, 그 자리에서 약정서를 작성하자 기아대책 직원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선택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큰 울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며, 그날의 경험을 “나의 삶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표현했다.
우지은 후원자는 나눔을 “사회가 한 걸음 더 따뜻해지도록 움직이는 힘”이라고 말한다. 특별한 철학이 있다기보다, “사랑은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믿음이 행동으로 이어졌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그래서 그는 유산기부를 ‘내가 더 큰 기쁨을 누리는 방법’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다음 세대에 남기고 싶은 정신적 유산은 ‘배려’다. 배려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며, 사람뿐 아니라 들풀 한 포기, 길고양이 같은 작고 연약한 생명들도 모두 같은 무게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이런 마음이 모일 때 사회는 더 평화롭고 따뜻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지은 후원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인다. “사람들은 제가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제가 더 많은 기쁨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기쁨을 더 많은 분들이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20대에 결심하면 80년을, 50대에 결심하면 50년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선택이니까요.”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헤리티지클럽(Heritage Club)’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후원자들의 모임이다. 유산기부는 생전 자신의 재산 중 일부를 공익을 위해 기부하기로 유언을 남기는 방식으로, 자녀에게 성실·겸손·나눔의 가치를 전할 수 있다. 2015년 발족한 헤리티지클럽은 현재 82명의 후원자(2025년 12월 기준)가 함께하고 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