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보험사, 고수익 ‘특종보험’ 몰린다…DB손보, 美진출로 가세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보험사, 고수익 ‘특종보험’ 몰린다…DB손보, 美진출로 가세

전통 보험 수익성 한계에 ‘전문화 경쟁’ 전환
사이버·배상책임·보증보험 등 신성장 부상
글로벌보험 시장에서 특종보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자료=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보험 시장에서 특종보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손해율 악화가 겹치며 전통 보험상품 수익성이 둔화되자 글로벌 보험사들이 ‘특종보험(Specialty Insurance)’을 새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특종보험은 일반 보험으로는 포괄하기 어려운 기술·권리·배상책임·사이버·환경오염·전문직 책임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자동차·화재·해상보험 등 기존 주력 라인이 경쟁 심화와 비용 상승에 직면하자, 특종보험이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대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선 DB손해보험이 미국 포테그라(Fortegra) 그룹을 약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특종·보증보험 중심의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와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특종보험에 진출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특종보험은 일반 보험으로는 포괄하기 어려운 특정 리스크를 대상으로 한다. 기술·권리·배상책임·사이버·환경오염·전문직 책임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개별 위험의 성격이 복잡하고 표준화가 어려워 고도의 언더라이팅 역량과 글로벌 중개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이 같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보험료 단가가 높고, 손해율 관리에 성공할 경우 일반 손해보험 대비 수익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성장 속도도 빠르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특종보험 시장 규모는 2021년 1047억 달러에서 2031년 279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으로, 연평균 성장률은 10%를 웃돈다. 이는 전통 손해보험 성장률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보험사들의 인수·합병(M&A) 전략 역시 특종보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실제 미국 AIG는 2025년 10월 캐나다 사모펀드 운용사 온엑스(Onex)와 공동으로 영국 특종보험사 콘벡스(Convex) 그룹을 약 70억 달러에 인수하며 특종·재보험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했다. 일본 솜포홀딩스 역시 영국 아스펜(Aspen) 보험사를 35억 달러에 인수해 글로벌 특종·재보험 플랫폼을 확대하고, 수익성 지표 개선과 글로벌 톱10 재보험사 도약을 노리고 있다.

국내 보험사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DB손해보험은 미국 포테그라(Fortegra) 그룹을 약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특종·보증보험 중심의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국내 시장 성장 한계를 넘어 해외 특종보험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DB손보 측은 미국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유럽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다만 특종보험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험 평가가 어렵고 손해 발생 시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적인 데이터 축적과 언더라이팅 전문성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고성장·고수익 구조이지만 단기 성과에 집착할 경우 오히려 손해율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 인력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전통 보험사업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해 글로벌 보험시장이 특종보험을 중심으로 구조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동차·화재보험 등 기존 주력 라인의 수익성이 둔화되면서, 보험사들이 고성장·고수익이 가능한 특종보험을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설정하고 인수·합병을 통해 관련 역량과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김유미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손해보험사들은 전통 보험사업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M&A를 통해 특종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신성장 분야 플랫폼을 확보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