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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차 생산 중단…EREV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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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차 생산 중단…EREV로 전환

포드 ‘F-150 라이트닝. 사진=포드이미지 확대보기
포드 ‘F-150 라이트닝. 사진=포드

미국 3대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포드자동차가 순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종료하고 차세대 모델을 확장형 전기차(EREV)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형 전기차에서 한발 물러나 하이브리드와 EREV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겠다는 포드의 방향성이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포드가 새로운 중장기 전략인 ‘포드 플러스(Ford+)’ 계획의 일환으로 현행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끝냈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포드는 차세대 F-150 라이트닝을 순수 전기차가 아닌 EREV 파워트레인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REV는 배터리로 주행하되 주행거리 확장을 위해 소형 내연기관을 발전용으로 탑재한 방식으로 충전 인프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 대형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EREV로 선회


포드의 이번 결정은 대형 전기차보다 소형·저가 모델과 하이브리드, EREV에 무게를 두는 전략 변화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포드는 유니버설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은 유지하되 하이브리드와 EREV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드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량의 50%를 하이브리드, EREV,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올해 기준 17%에서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차세대 F-150 라이트닝 EREV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루지 전기차 센터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행 순수 전기 픽업을 대체하게 된다. 포드는 라이트닝 생산 종료에 따라 일부 인력을 디어본 트럭 공장으로 재배치하며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 “차세대 라이트닝도 혁신적”…주행거리 1126km 제시


더그 필드 포드 전기차·디지털·디자인 부문 최고책임자는 F-150 라이트닝을 “전기 픽업의 가능성을 입증한 획기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차세대 라이트닝 EREV 역시 “동등하게 혁신적”이라고 강조했다.

필드는 차세대 모델이 순수 전기 구동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초 이내 가속, 견인 성능 강화, 복합 주행거리 700마일 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약 1126km에 해당한다.

포드는 북미 시장에서 전기 상용 밴 대신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 차량은 오하이오주 조립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 저가 전기차·에너지저장 사업으로 무게중심 이동


포드는 이번 전략 변화와 함께 10년 안에 저가 신차 5종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4종은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유니버설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 모델은 중형 전기 픽업으로 가격은 약 3만 달러(약 4398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포드는 SK온과의 배터리 합작사업 종료 이후 켄터키와 미시간에 있는 자체 배터리 공장을 활용해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포드는 2027년부터 BESS 출하를 시작해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 전기차 사업 적자 지속…세액공제 종료 여파도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는 “사업 환경이 바뀌었고 수익성이 높은 성장 분야로 자본을 재배치하고 있다”며 포드 프로, 트럭과 밴, 하이브리드, 배터리 에너지 저장 사업을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부 모델 e는 3분기에만 14억 달러(약 2조524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손실은 36억 달러(약 5조2776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30억 달러(약 4조3980억 원)는 기존 전기차에서, 나머지 6억 달러(약 8796억 원)는 차세대 모델 개발에 투입됐다.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7500달러(약 1099만5000원)가 종료된 이후 F-150 라이트닝 판매는 지난달 60.8% 급감했지만 포드는 라이트닝이 9월까지 미국 내 전기 픽업 판매 1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