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李정부 지주 회장 잇단 연임… 국책은행 수장 내부출신 강세

글로벌이코노믹

李정부 지주 회장 잇단 연임… 국책은행 수장 내부출신 강세

신한·BNK금융 회장 연임…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연임 가닥
윤석열 정부 초기 5대 금융 회장 줄교체 때와 다른 분위기
"정권 초 금융권과 마찰 자제 가능성"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각사
이재명 정부 들어 금융지주 회장 연임과 국책은행 수장 내부승진이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 기조에 맞는 인물들로 교체하려는 시도 보다는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모양새다.
정권 초 국정 운영 동력을 '내란 척결', '검찰·사법 개혁'에 집중하고 금융감독체제 개편에서 한 발 물러서는 등 금융권과 마찰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금융지주 3곳 중 2곳에서 현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앞서 지난 4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진옥동 현 회장을 추천했다. 이어 8일 BNK금융 회추위 역시 빈대인 현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내정했다. 우리금융은 이달 말께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우리금융은 특별한 경쟁자가 안보여 임종룡 현 회장의 연임이 관측되고 있다.

이번 금융지주 회장 인선에서는 정권 차원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에는 당시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교체됐다. 당시에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진 사퇴하거나 금융당국이 금융사고와 장기 집권 등을 문제 삼으며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서면서 연임을 포기 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엄연히 민간기업이지만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고 소유가 분산된 은행계 금융지주는 정권과 정치권의 영향에 유독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들 금융지주 회장 인선이 본격화된 이후 금융당국 차원에서 별다른 압박은 없었다. 지난 10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개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CEO의 경영 승계는 금융지주 산하 모든 자회사의 중장기 경영 안정성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라며 "승계 요건과 절차는 보다 명확하고 투명해야 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발언했으나 이는 특정 회사를 지목했다기 보다 원론적인 입장을 내비쳤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정부가 인사권을 가진 국책은행 수장 인사에도 내부 승진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재명 정부가 관치 논란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들어 주로 고위 관료나 정치인이 맡아온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처음으로 내부 출신 인사인 박상진 회장이 임명됐고 기재부나 금융위 관료 출신들이 차지했던 수출입은행장 자리에도 황기연 상임이사가 내부 승진으로 발탁됐다. 이에 차기 기업은행장도 내부 출신에서 발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기류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정부가 계엄과 탄핵으로 갑자기 들어선 만큼 정권 초 금융 개혁에 동력을 집중하고 있지 못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금융당국 수장과 국책은행장 인선이 늦어지기도 했고, 금융감독 체제 개편도 혼란을 우려해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사에 있어서는 특정인을 꽂으려는 시도보다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맞는다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금융지주들이 생산적 금융 대전환 등 정부의 정책 방향에 잘 따라오고 있고 경영성과도 나쁘지 않아 굳이 논란을 감수하며 교체하려는 시도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