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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상대 폭파 협박 잇달아…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KT 등 피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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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상대 폭파 협박 잇달아…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KT 등 피해(종합)

15일 카카오 시작으로 네이버·삼성전자 등으로 피해 확대
사건 용의자 오리무중…명의 도용 가능성 제기
15일 수색작업이 진행 중인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5일 수색작업이 진행 중인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를 비롯해 카카오와 네이버, KT까지 대기업을 상대로 한 폭파 협박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경찰이 순찰을 강화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18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최근 잇단 폭발물 설치 의심 신고는 15일 오전 7시 10분께 카카오 CS센터(고객센터) 사이트에 올라온 협박 글에서 시작됐다. 글쓴이는 "카카오 판교 아지트 건물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다"면서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사제 총기로 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100억원을 계좌로 송금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경찰은 경찰특공대와 소방대원, 군 폭발물처리반(EOD) 등을 동원해 건물 전체를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17일 오후 7시 4분경에도 같은 사이트에 비슷한 내용의 협박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건물을 층마다 수색했지만 특이점은 없었다.

18일 오전 8시 48분경에는 카카오 CS센터 사이트에 "카카오 판교 아지트와 제주 본사, 그리고 네이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이 게시됐고 같은날 오전 11시 29분께에는 "삼성전자 수원시 영통구 본사를 폭파하고 이재용 회장을 사제 총기로 쏴 죽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조금 앞선 오전 10시 50분께에는 "분당 KT 사옥에 사제 폭탄 40개를 설치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KT는 누군가 '온라인 간편 가입신청' 과정에서 이런 폭발물 설치 협박 글을 남겼다고 진술했다.

사건의 용의자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1차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15일 사건의 용의자는 폭파 협박 글에서 자신을 대구 지역의 모 고교 자퇴생인 A씨라고 밝혔지만 A씨는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2차 사건인 17일 사건의 용의자도 자신을 광주광역시 모 중학교에 재학 중인 B군이라고 밝혔는데 이 또한 명의도용 범죄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나흘간 잇달아 발생한 폭파 협박 글 게시자가 이름을 A씨 혹은 B군으로 밝히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용의자의 정체는 좀 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수색·안전 확인을 위해 해당 회사 전 직원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관계기관의 인력이 대거 동원되는 등 소란이 빚어지면서 피해가 막심했다. 18일 네이버는 본사 모든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카카오는 제주 본사 직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경찰은 대부분의 신고가 위험성이 낮다고 보면서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연계 순찰을 강화하는 등 지역 경찰관을 곳곳에 투입했다. 경찰은 용의자 검거 시 공중협박죄를 적용해 처벌하고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