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중견 소매업체 아오키 슈퍼가 일본 최초로 핵융합 전력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산업 발전 가능성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26일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아오키 슈퍼의 이번 계약은 일본 신생기업 헬리컬 퓨전이 담당하며, 2030년 이후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핵융합은 발전 시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하지 않으며, 1그램의 연료로 석유 8톤 분량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자원 가격 급등과 인공지능(AI) 보급으로 인한 전력 소비 확대로 해당 산업 발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하는 등 실용화를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아오키 슈퍼 고노 마사유키 상무는 핵융합 전력 매매 계약 체결의 배경에 대해 기후변화가 심화될 경우 식료품 등의 안정적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탈탄소 전원이자 핵융합 발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오키 슈퍼는 해당 회사는 1941년 창업해 아이치현 내 식품 슈퍼 약 50개점을 운영 인 회사로, 최근 점포의 냉난방 및 냉장·냉동 설비 운영에 전력 소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이와 같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오키 슈퍼는 지난 7월 자연과학연구기구·핵융합과학연구소 학자들이 2021년 설립해 핼리컬형 핵융합로 개발을 진행 중인 헬리컬사에 출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핼리컬형 핵융합로는 나선 구조의 코일을 이용해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하고, 그 내부를 1억도를 넘는 고온 상태로 만들어 핵융합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일본 내 에너지 업계에서는 아오키 슈퍼가 화제성을 모으기 위한 퍼포먼스형 계약을 진행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AI 보급으로 인해 에너지 조달이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주목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핵융합은 '지상의 태양'이라 불리는 분야다. 해수에 포함된 중수소 등을 사용하는 만큼 연료 조달이 용이하며, 핵분열의 연쇄 반응과 같은 폭주가 일어나기 어려워 안전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 세계 어디에서도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분야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글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출신 기업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FS)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헬리온 에너지(Helion Energy)와 핵융합 전력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세계 테크 대기업들이 핵융합 발전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탈탄소화 추진에 더해 전력 수급 전망에 대한 강한 우려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AI 활용이 급속히 확대되는 가운데, 노르웨이 리스크 관리 기업 DNV는 AI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현재의 약 10배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도쿄에서 열린 반도체 국제 전시회 '세미콘 재팬'에서도 아마리 아키라 전 중의원 의원(반도체 전략 추진 의원연맹 명예회장)이 기조 연설에서 “지금 세계가 직면한 과제는 생성형 AI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다”라고 지적하며 공급 부족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또 도쿄 일렉트론의 가와이 토시키 사장은 “재생에너지 도입이 따라잡지 못해 데이터센터 가동에 따른 CO₂ 배출량이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핵융합 발전은 기술적 장벽이 높아 지금까지 실용화 전망 시기는 수차례 연기되어 왔다. 일각에서 퍼포먼스형 계약이라고 보고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 수입국인 일본에서는 핵융합 전력 매매가 활성화 될 경우 에너지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의 해외수출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다카이치 총리가 과학기술정책 담당상이었던 지난해 7월 국가 차원에서 2030년대 발전 실증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정권 출범 후 반도체나 바이오 등과 함께 핵융합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했으며,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에서는 연구개발에 약 1000억 엔을 편성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해당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각 주요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계획이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는 만큼 독자적 개발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은 약 4조7000억 원을 들여 핵융합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도 1조8000억 원 규모의 실험을 발표해 쓰촨성에서 대규모 핵융합 시설을 건설 중이다.
미즈호은행 산업조사부 아라이 슈고는 “일본은 (헬리컬형 외에도) 기반이 넓은 핵융합 연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자력 산업에서 쌓아온 대형 플랜트 건설 능력과 소재 산업에서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가능성을 평가한 뒤 “세계적인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본이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