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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로이즈뱅킹그룹, 중소기업 매출채권금융 종료…대기업 중심 전략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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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로이즈뱅킹그룹, 중소기업 매출채권금융 종료…대기업 중심 전략 전환

영국 런던 도심의 로이즈은행 지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런던 도심의 로이즈은행 지점. 사진=로이터

영국 최대 시중은행인 로이즈뱅킹그룹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매출채권금융 서비스를 올해 말 종료한다.

비용 부담이 커진 중소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영국 주요 은행들이 수익성이 높은 대기업 고객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이즈는 중소기업의 외상 매출채권을 매입해 현금을 선지급하는 매출채권금융 서비스를 연말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거래처의 대금 지급을 기다리지 않고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 중소기업의 현금 흐름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로이즈는 이번 결정으로 영국 4대 은행 가운데 중소기업 매출채권금융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축소한 최신 사례가 됐다. 이미 내트웨스트와 바클레이스는 수년 전 관련 사업을 종료했고 HSBC는 연 매출 100만 파운드(약 19억5100만 원) 이상 기업으로 서비스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영국 중소기업들이 인건비와 세금 인상으로 비용 압박을 받는 시점에 나왔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부 장관이 주도한 잇단 증세 예산과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중소기업연맹(FSB)의 크레이그 보먼트 전무는 “고용 비용, 사업장 세금, 에너지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접근성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과거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한 뒤 다른 고수익 상품을 함께 판매하기 위해 매출채권금융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제로는 수익성이 낮고 추가 거래로 이어지는 비율도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스요크셔 지역 완구 유통업체 KAP토이즈의 네이선리얼 사우스워스 대표는 “은행들이 매출과 수익성 기준을 점점 더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자연스럽게 배제됐다”고 말했다.

로이즈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지만 은행 측 관계자는 매출채권금융 이용 기업이 전체 중소기업 고객의 1% 미만에 불과하며 대체 금융 서비스는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 대출 부문은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SBC는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바클레이스와 내트웨스트 역시 다른 형태의 매출채권금융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