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시설 확충은 지연, 민간 위탁·광역협의로 ‘급한 불’ 끄는 형국
이미지 확대보기2일 도내 각 광역지자체에 따르면 직매립 금지는 수도권매립지 의존을 줄이고, 생활폐기물을 소각·재활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전환의 핵심이다. 그러나 제도가 시행된 지금, 현장에서는 ‘준비된 전환’이라기보다 ‘관리 가능한 수준의 연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소각시설 확보는 주민 반발과 입지 규제로 멈춰 있고, 지자체들은 당장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민간 소각장 위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양시는 하루 수백 톤 규모의 생활폐기물을 배출하는 수도권 대표 도시다. 자체 소각시설을 운영 중이지만 시설 노후화와 처리 여력 저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고양시는 민간 소각장 위탁 비중을 늘려 처리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위탁 단가 상승과 반출 거리 증가로 예산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 내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대체 소각시설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신규 시설 추진은 과거부터 반복돼 온 주민 반발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파주시는 기존 소각시설을 통해 일정 물량을 처리하고 있으나, 인구 증가와 도시 확장으로 여유 용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광역 소각시설 또는 처리권역 조정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반대와 각종 개발·군사 규제가 겹치며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특히 인접 지자체와의 반입·분담 문제는 단순한 행정 협의를 넘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며, 실질적인 광역 협력 체계 구축을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임시 대응이 장기화될 경우다. 민간 위탁 의존이 커질수록 처리 비용은 상승하고, 그 부담은 결국 지자체 재정과 주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소각시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필수 환경기초시설’이라는 사회적 합의 역시 형성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행정 전문가들은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제도 시행으로 당장 혼란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며 “광역 단위 처리 체계를 상설화하고, 입지 선정 과정의 투명성, 실질적인 주민 지원·보상 방안을 병행하지 않으면 갈등과 비용만 누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첫 달, 수도권 서북부의 생활폐기물 행정은 ‘정책 결정의 끝’이 아닌 ‘행정 책임의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기 위탁과 임시 협의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처리 체계를 구축할 것인지에 따라 향후 수년간 지역 환경 행정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