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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글로벌 최저세 15% 미국 기업 적용 제외…147개국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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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글로벌 최저세 15% 미국 기업 적용 제외…147개국 합의

애플·나이키 조세피난처 계속 활용…"10년 국제 조세개혁 후퇴"
한국 대기업, 미국 투자시 IRA 세액공제 혜택으로 추가 부담 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다국적 기업을 15% 글로벌 최저세에서 면제하는 협정을 147개국과 최종 합의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다국적 기업을 15% 글로벌 최저세에서 면제하는 협정을 147개국과 최종 합의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다국적 기업을 15% 글로벌 최저세에서 면제하는 협정을 147개국과 최종 합의했다. ABC뉴스는 지난 6(현지시간) OECD가 이날 발표한 이번 합의로 미국 본사를 둔 대형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법인세를 더 내지 않아도 된다고 보도했다.

OECD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1년 처음 마련된 글로벌 최저세 계획을 수정한 협정에 147개국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원래 계획은 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어디서 활동하든 저세율 국가로 이익을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수정된 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주요 7개국(G7) 부유국 회원국들 간 협상 끝에 미국 다국적 기업들을 면제했다.

2021년 협정에서 급격히 후퇴…미 기업 조세피난처 활용 지속


수정 협정은 2021년 체결된 획기적인 합의를 크게 완화한 것이다. 당시 협정은 전 세계 법인세 최저 15%를 정했다. 애플과 나이키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이 회계나 법률 수단을 이용해 수익을 버뮤다나 케이맨제도 같은 저세율 또는 무세금 피난처로 옮기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였다. 이들 조세 피난처에서는 기업들이 실제로는 거의 사업을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협정을 "미국 주권을 보존하고 미국 노동자와 기업을 해외 권한 행사에서 보호하는 역사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마티아스 코르만 OECD 사무총장도 "국제 조세 협력에서 획기적 결정"이라며 "세금 확실성을 높이고 복잡성을 줄이며 세수 기반을 보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EU 조세관측기구(EU Tax Observatory)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전체 해외 수익의 약 절반을 조세 피난처에 보고하고 있다. 세금 투명성 비영리단체인 FACT 연합의 조르카 밀린 정책국장은 "이번 거래는 거의 10년간 전 세계 기업 과세 진전을 위험에 빠뜨린다""결국 가장 크고 수익성 높은 미국 기업들이 조세 피난처에 이익을 계속 보관할 수 있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환영 vs 세금 감시 단체 비판…국제 조세 경쟁 재점화 우려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은 2021OECD 글로벌 세금 협정의 핵심 추진자였으며 기업 최저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 계획은 미국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광범위하게 비판받았다. 공화당은 이것이 미국을 글로벌 경제에서 덜 경쟁력 있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월 의회 공화당이 대규모 세금 및 지출 법안에서 이른바 복수세 조항을 철회하면서 이 합의를 재협상했다. 복수세 조항은 연방 정부가 외국 소유주를 가진 기업과 미국 기업에 "부당한 외국세"를 부과하는 국가 투자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 마이크 크라포(공화당, 아이다호)와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 제이슨 스미스(공화당, 미주리)는 공동 성명에서 "오늘은 미국을 우선시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일방적 글로벌 세금 포기를 해제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세금 감시 단체들은 최저세율이 다국적 기업들이 낮은 세율 국가에서 이익을 기록하도록 만든 국제 기업세 경쟁을 멈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합의로 미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조세 피난처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국제 조세 경쟁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대기업, 미국 투자시 세액공제 혜택 유지 가능


이번 개편안에는 한국 대기업들에 유리한 조항도 포함됐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5일 실물투자와 연계된 세제 인센티브를 '적격 세제 인센티브'로 정의하고, 일정 한도 내에서는 글로벌 최저세 실효세율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통합투자세액공제와 연구개발(R&D) 비용세액 공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 등이 적격 세제 인센티브에 해당한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와 배터리 기업들이 IRA 세액공제 등 세제 혜택을 받아 법인세 실효세율이 15%를 밑돌더라도 추가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재경부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 등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적격 세제 인센티브에 포함하는 방안을 처음으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