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서브컬처 신작 차례로 해외 '도전장'
日애플 매출 50위 문턱에서 줄줄이 좌절
'거대자본' 중국, 정면 격돌로는 승산 없어
"육각형 아닌 '뾰족한 삼각형' 필요한 때"
2025년 한국 게임 업계는 제2의 '블루 아카이브', 제2의 '승리의 여신: 니케'를 꿈꾸며 수많은 서브컬처 신작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메가톤급 흥행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야심차게 출시를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은 사례도 있었다. 한국 서브컬처는 지금 '성장통'을 겪는 것일까,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일까. 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현업 종사자들과 심도 있게 이야기나누며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日애플 매출 50위 문턱에서 줄줄이 좌절
'거대자본' 중국, 정면 격돌로는 승산 없어
"육각형 아닌 '뾰족한 삼각형' 필요한 때"
[2025 서브컬처 결산] ① '블아'와 '니케' 다음 타자, '묻지마 투자'론 안돼
[2025 서브컬처 결산] ② 日문턱 넘으려면 '반짝 마케팅' 버릇 내려놔야
[2025 서브컬처 결산] ③ '선정적' 비주얼이 해답?…본질은 '명확한 차별점'
이미지 확대보기넥슨게임즈의 2021년작 '블루 아카이브(이하 블아)'와 시프트업의 2022년작 '니케'는 한국 서브컬처 게임을 대표하는 흥행작이다. 서브컬처 종주국 일본과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K-게임의 저력을 증명하며 각각 수천억 원대 매출을 거둬들였다.
두 게임의 성공에 고무된 한국에선 수많은 후발 주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만해도 '오즈 리라이트'와 '어비스디아', '스타세이비어',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 등의 신작들이 글로벌 동시 출시, 일본 선제 출시 등 형태로 문을 두드렸다. 2024년작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2023년작 '트릭컬 리바이브' 등도 일본 정식 서비스에 나섰다.
하지만 일본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고 상당수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50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카제나'가 출시 2개월 만인 크리스마스 이벤트 시점에 잠시 매출 6위를 찍고 중소 게임사인 에피드게임즈의 '트릭컬'이 매출 20위권에 오르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었다.
시장의 차가운 반응에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넷마블은 서브컬처 RPG 차기작 '데미스 리본'의 개발을 중단했으며 또 다른 차기작 '몬길: 스타 다이브'는 출시 전부터 개발진이 수차례 라이브 방송을 선보이며 이용자 소통을 강화했다. 웹젠 또한 '테르비스' 개발사 웹젠노바의 경영진을 교체했으며 연말 '게임 구조 전반의 근본적 변경'을 선언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수많은 게임이 도전했음에도 블아와 니케의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익명을 요구한 현직 게임사 사업 담당 A씨는 "과포화 상태인 서브컬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살기'가 없었다"며 "그래픽과 연출은 이미 중국의 자본력이 압도하는 상황에서 블아·니케 개발진처럼 오랫동안 이 분야를 파고들며 '내공'을 쌓은 이들이 아니면 차별화가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원신을 비롯한 게임들을 폭 넓게 즐기는 업계인 B씨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선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B씨는 "한국 게임사들에게 서브컬처는 '리니지'로 대표되는 MMORPG의 흥행이 예전 같지 않자 장르 다각화 차원에서 선택하는 '플랜B'인 경우가 잦다"며 "자본과 인력 면에서 앞서는 중국 개발 스튜디오들이 1순위로 목숨 걸고 만드는 게임을 플랜B로 상대하려 하니 경쟁이 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시장이 서브컬처 업계의 로마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용자 생태계와 문화가 전혀 다른 갈라파고스에 가깝고 허들 자체가 높은 편"이라며 "중국 게임들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다수의 대중을 지향하는 형태로 게임을 설계하는 경우가 잦은 만큼 한국은 여기에 정면 대결하기보단 틈새를 기민하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생존을 위한 키워드로 '뾰족한 삼각형'을 제시했다. 그는 "작은 게임이 틈새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전반적으로 무난한 육각형을 만드는 대신 날카로운 모서리를 극한으로 깎아 특정 이용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며 "서브컬처 시장에서 '찍먹(찍어 먹기)'는 이용자들의 특권이지, 게임사가 '돈 된다니까 한번 해볼까' 식의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은 절대 있어선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