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키뱅크 "인텔, 삼성 제치고 TSMC 추격"... 애플·아마존 수주 청신호
삼성, 읽기 속도 4배 빠른 'P9 익스프레스' 출시로 메모리 초격차 승부수
삼성, 읽기 속도 4배 빠른 'P9 익스프레스' 출시로 메모리 초격차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인텔의 반격... "수율 60%"
14일(현지시각) 미국 투자은행 키뱅크 캐피털 마켓(KeyBanc Capital Markets)의 존 빈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인텔이 첨단 칩 제조 분야에서 이룬 성과를 발판으로 삼성의 자리를 꿰찰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인텔의 18A(1.8나노급) 공정 수율은 현재 60%에 이른다.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추정 수율(8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삼성전자 추정치인 40%를 웃도는 수치다. 수율은 웨이퍼 한 장에서 정상 작동하는 칩의 비율로, 파운드리 사업 수익성과 직결하는 핵심 지표다.
다만 삼성전자 수율을 두고는 분석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 수율을 50~60%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2026년 '엑시노스 2600' 양산으로 안정성을 입증하리라 본다. 반면 키뱅크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은 삼성이 여전히 3나노와 2나노 공정에서 안정적인 대량생산 수율(통상 70% 이상)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10년간 모바일 칩 시장 진입에 고전했던 인텔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파운드리 사업에서 확실한 재기를 노린다고 입을 모은다.
애플·아마존 등 거대 고객사 확보… 트럼프 정부 지원사격
인텔의 수율 개선은 즉각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메타(Meta)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용사) 기업들이 인텔의 18A 공정을 통한 맞춤형 칩 생산을 검토 중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애플의 움직임이다. 키뱅크 보고서는 애플이 이미 맥북과 아이패드용 보급형 칩 생산에 인텔 18A 공정을 활용했으며, 향후 아이폰용 칩 생산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애플의 공급망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인텔에는 호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정부는 인텔의 주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미국으로 되돌리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는 등 ‘미국산 반도체(Made in America)’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인텔 파운드리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메모리 ‘초격차’로 맞불… SSD급 마이크로SD 출시
파운드리 시장에서 거센 도전을 받는 삼성전자는 ‘안방’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차세대 마이크로SD 카드 ‘P9 익스프레스(P9 Express)’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모바일 인터페이스인 ‘SD 익스프레스’ 기술을 적용해 기존 마이크로SD 카드보다 4배 빠른 최대 800MB/s(초당 메가바이트)의 연속 읽기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PC에 주로 탑재되는 SSD에 버금가는 성능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호스트 메모리 버퍼(HMB)’ 기능을 탑재해 데이터 처리 반응성을 높였으며, 장시간 사용 시 발열을 제어하는 ‘다이내믹 서멀 가드(DTG)’ 기술도 적용했다. 256기가바이트(GB)와 512GB 두 가지 고용량 모델로 출시되어 고성능을 요구하는 차세대 게임 콘솔과 전문 크리에이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재편이 일어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수율을 안정화하면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사 이탈 방지와 메모리 시장 지배력 강화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이 1.8나노 공정에서 의미 있는 수율을 확보했다면 이는 삼성전자에 상당한 위협”이라며 “삼성전자로서는 파운드리 수율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P9 익스프레스와 같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