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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발 '형사 입건' 논란에도...엔씨는 왜 '디나미스 원' 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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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발 '형사 입건' 논란에도...엔씨는 왜 '디나미스 원' 품었나

'블루 아카이브' 핵심 개발진 모인 디나미스 원
넥슨게임즈 '자료반출' 의혹에 형사 불구속 송치
엔씨,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AT' 판권 확보
법적 리스크·정치적 부담에도 '하이 리턴' 노려
게임사 디나미스원의 로고. 사진=디나미스원이미지 확대보기
게임사 디나미스원의 로고. 사진=디나미스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중소 게임사 디나미스 원에 투자하고 신작 퍼블리싱 권한을 취득했다. 또 다른 대형 게임사 넥슨과 관련해 부정 경쟁 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조사를 받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선택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씨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24년 창립된 신생 개발사 디나미스 원과 덱사스튜디오 두 곳에 투자하고 각 회사가 개발 중인 신규 지적재산권(IP) '프로젝트AT(가칭)'와 '프로젝트R'의 판권에 각각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에서 논란이 되는 곳은 디나미스 원이다. 이 기업은 서브컬처 RPG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이 주축으로 지난 2024년 4월에 설립됐다. 박병림 디나미스원 대표는 과거 넥슨게임즈에서 블루 아카이브 PD를 맡았던 인물이며 이 외에도 '이사쿠상'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와 '즉흥환상' 김인 아트 디렉터, 임종규 게임 디렉터 등이 디나미스 원에 입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마미스 원은 설립 5개월 만에 가칭 '프로젝트KV'의 콘셉트 원화와 세계관 내용을 담은 표어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비주얼이나 세계관 등 여러 면에 있어 넥슨게임즈에서 이전에 개발했던 '블루 아카이브'와 흡사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디나미스 원은 원화 공개 후 7일 만에 프로젝트KV를 중지하고 관련 자료를 삭제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법적 문제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 디나미스 원 사옥은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로부터 부정 경쟁 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같은해 9월 박 대표 등이 불구속 송치됐다.

넥슨게임즈는 디다미스 원 압수수색 당시 "디나미스 원에 재직 중인 일부 인사들이 퇴사 전부터 장기간 계획 하에 미공개 프로젝트 'MX블레이드(가칭)' 핵심 정보를 무단 유출, 신규 게임 개발에 활용하기로 모의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하다 약 1개월 뒤에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혐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서울 홍대입구 거리 무신사 매장에서 2025년 6월 '블루 아카이브' 컬래버레이션 팝업 행사를 열었을 때의 모습.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홍대입구 거리 무신사 매장에서 2025년 6월 '블루 아카이브' 컬래버레이션 팝업 행사를 열었을 때의 모습. 사진=이원용 기자

이러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씨가 디나미스 원을 품기로 결정한 기저에는 그만큼 서브컬처 시장 공략이 절박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엔씨는 '블레이드 앤 소울' IP 기반의 수집형 RPG '호연'을 선보였으나 흥행 부진으로 출시 1년 반 만에 국내 서비스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서브컬처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블랙클로버 모바일' 개발사 빅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하고 서브컬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퍼블리싱 권한을 취득하는 등 외부 수혈로 눈을 돌렸다는 것.

즉 엔씨는 블루 아카이브라는 확실한 성공 포트폴리오를 갖춘 개발진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 분쟁 리스크, 넥슨과 관계 악화라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베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엔씨 측은 공식 보도자료에서 프로젝트AT가 '기존 프로젝트 중단 이후 새롭게 개발에 착수했다'며 형사 수사 대상인 프로젝트KV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번에 추가된 프로젝트AT는 마법과 행정이 중심 테마인 신전기 서브컬처 RPG라고 소개했다. 신전기란 일본식 현대 어반 판타지 장르를 일컫는 말로 '페이트' 시리즈나 '페르소나' 시리즈 등이 신전기 요소가 강한 게임으로 분류된다. 일본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학원물' 장르를 앞세워 현지 공략에 성공한 블루 아카이브와 유사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AT에 관해 "블루 아카이브와 같은 감성을 유지하되 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화풍을 강조해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우수한 개발 히스토리와 실행력을 입중한 외부 개발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라며 "다양한 장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여 글로벌 퍼블리싱 경쟁력 강화, 장르 별 클러스터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