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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젊은 인재 전면 등용…재계 전반으로 번지는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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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젊은 인재 전면 등용…재계 전반으로 번지는 '세대교체'

40대 리더 전면 배치, 미래 전략 실행력 강화
삼성·SK도 임원 연령 낮춰 변화 속도 높여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며 조직 체질을 바꾸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전반에서도 세대교체를 통한 경영 전략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인재 영입 기조가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나이보다 역할과 전문성을 앞세우는 방향으로 조직 운영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최근 그룹 내 주요 사업 부문과 핵심 계열사에 40대 안팎의 임원과 외부 출신 전문가들이 잇따라 합류하며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이미지 쇄신 차원을 넘어선다. 전동화 이후 자동차 산업의 경쟁축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로보틱스로 이동하면서 의사결정 속도와 기술 이해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기반차(SDV)와 자율주행,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 전반에서 실무형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영입된 인재들의 면면을 보면 기술 기업과 플랫폼 산업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 다수다. 완성차 개발 중심 조직에 IT와 데이터 기반 사고방식을 이식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내부 승진 역시 연차보다 프로젝트 성과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직급보다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현대차그룹의 상무 초임 평균 연령은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으며, 임원 가운데 40대 비율도 2020년 24%에서 올해 49%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불과 5년 사이 임원 연령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른 그룹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사에서 40대 부사장 11명과 30대 상무 2명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권정현(45) 삼성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 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술 중심 인사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현대차그룹에서도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47)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세대교체 흐름에 힘을 보탰다.

SK그룹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신규 임원 85명 가운데 54명(64%)을 40대로 채웠고, 1980년대생 임원도 17명에 달했다.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은 48.8세로, 전반적인 임원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가 뚜렷하다.

세대교체는 전문경영인에 그치지 않고 오너 경영진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1982년생인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인사를 통해 총수에 올랐으며,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1980년대생이다. 1983년생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역시 경영 전면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재계 전반의 흐름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젊은 인재 등용은 단발성 인사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읽힌다. 포티투닷을 이끄는 박민우 사장과 같은 젊은 리더의 등용 역시 이러한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특정 인물보다 인재 구조와 조직 운영 방식 전반의 변화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기술 경쟁이 산업 성패를 좌우하는 국면에서 조직의 연령과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전략 실행력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인재를 전면에 세운 현대차그룹과 주요 그룹들의 세대교체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경쟁력을 겨냥한 공통된 선택으로 평가된다.

한편 젊어진 인재 구조는 의사결정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단계별 보고와 승인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책임 단위가 명확한 소규모 조직 운영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검증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빠르게 반복하고 수정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인사 기조를 정의선 회장의 장기 전략과 맞닿은 흐름으로 보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기술과 조직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으면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화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조직과의 융합, 내부 인재와 외부 영입 인재 간의 조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한 조직 재편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미래 경쟁은 속도와 방향의 싸움이며, 이를 이끌 주체는 결국 사람이라는 판단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