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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성배’ 전고체 시대 개막하나... 핀란드 도넛 랩의 파격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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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성배’ 전고체 시대 개막하나... 핀란드 도넛 랩의 파격 선언

5분 완충·10만 회 수명·400Wh/kg 에너지 밀도... 기존 리튬이온 압도하는 스펙
핀란드 버지 모터사이클, 세계 최초 전고체 탑재 모델 1분기 인도 개시
버지 TS 프로는 2022년부터 시장에 출시되어 왔지만, 올해 제조사는 10분 이내에 충전되고 주행 거리가 200마일 이상인 솔리드 스테이트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버지 오토바이이미지 확대보기
버지 TS 프로는 2022년부터 시장에 출시되어 왔지만, 올해 제조사는 10분 이내에 충전되고 주행 거리가 200마일 이상인 솔리드 스테이트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버지 오토바이
전기차 업계의 ‘성배’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실험실을 넘어 실제 도로 위로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

1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핀란드의 배터리 스타트업 도넛 랩(Donut Lab)은 지난 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하며 업계를 뒤흔들었다.

그동안 토요타, 삼성 등 대기업들이 수년간 예고해 온 기술을 신생 스타트업이 먼저 상용화했다는 주장에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물리 법칙 파괴인가?”... 도넛 랩이 제시한 ‘초격차’ 사양


도넛 랩이 발표한 ‘도넛 배터리(Donut Battery)’의 사양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수준이다.

에너지 밀도는 400Wh/kg에 달해 테슬라 4680 배터리(약 240~250Wh/kg)를 두 배 가까이 앞지른다.

충전 속도는 단 5분 만에 0%에서 100%까지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80%까지만 급속 충전되는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수치다.

10만 회 이상의 충전 사이클을 견딜 수 있어 차량의 수명보다 10배 이상 길다. 사실상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영하 30도와 영상 100도를 넘나드는 환경에서도 용량 손실이 1% 미만에 불과하며, 액체 전해질이 없어 화재 위험으로부터 자유롭다.

◇ 버지 모터사이클, ‘전고체 바이크’로 실전 검증 나선다

도넛 랩의 모회사이자 핀란드의 고급 전기 오토바이 제조사인 버지 모터사이클(Verge Motorcycles)은 이 배터리를 탑재한 ‘TS 프로(TS Pro)’ 모델의 1분기 인도를 선언했다.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TS 프로의 장거리 버전은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약 370마일)를 주행할 수 있다. 10분 충전만으로 300km 주행 거리를 확보하며, 1,000Nm의 토크로 제로백 3.5초를 구현했다.

도넛 랩은 이 배터리가 희토류나 지정학적 제약이 있는 자원을 사용하지 않아 기존 리튬이온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Verge는 배터리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 과학계의 회의론... “비범한 주장엔 비범한 증거 필요”


학계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일리노이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의 전문가들은 “제시된 수치들의 조합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며, 특히 대량 생산 단계에 도달했다는 주장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르코 레흐티마키 도넛 랩 CEO는 “영업 비밀 보호를 위해 상세 데이터는 가리고 있지만, 이미 외부 기관의 검증이 진행 중”이라며 “고객들이 직접 바이크를 타게 될 1분기면 모든 의구심이 충격으로 바뀔 것”이라고 반박했다.

만약 도넛 랩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보다 더 큰 산업적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드론, 자율 주행 로봇, 그리드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