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보스 연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유럽의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면서 19일(현지시간) 유럽 증시가 급락했다. 유럽 우량주를 모은 유로스톡스50은 전장보다 1.72% 떨어진 5,925.62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락 폭은 작년 11월18일 1.88% 이후 2개월 만에 최대였다. 독일 DAX는 1.33%, 프랑스 CAC40은 1.78% 떨어졌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39%로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특히 그린란드 갈등의 직접 당사국인 덴마크 대표지수 OMXC는 2.73% 급락해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갑작스러운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 간 통상 갈등과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대규모 청산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과 리플 XRP와 BNB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 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번 조정은 미국과 유럽 간 통상·외교 갈등이 다시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대유럽 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자 유럽연합(EU)은 보복 대응에 나설 조짐을 보인다. EU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해 지난해 대미 무역 협상 당시 마련했던 약 160조원 규모의 보복관세 조치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접촉하며 ACI 발동을 공식 추진할 계획이라고 BBC와 AFP·DPA 통신이 엘리제궁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대해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등 광범위한 분야의 무역 제한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4.00% 하락했고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5.17%), 자동차업체 BMW(-3.83%), 메르세데스-벤츠(-2.38%) 등 독일 수출기업들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럽 자동차주 지수는 이날 하루 2.2% 떨어져 작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증시는 올해 들어 연일 신고가를 돌파하던 중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다음달 1일부터 관세를 10% 추가하기로 하면서 랠리를 마감했다.
미국 증시는 이날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를 맞아 휴장했다. 선물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모두 1% 안팎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뉴욕증시 시장은 작년 미국발 통상갈등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책을 완화해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트레이딩'이 재현될지 주목하고 있다. 독일·프랑스 등 추가 관세를 얻어맞은 유럽 각국 정상들은 이날 개막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협상을 시도할 전망이다. 독일 투자자문회사 QC파트너스의 토마스 알트만은 "협상할 시간이 2주 남았다"면서도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유럽이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낙폭을 약간 확대하며 1,473원 부근으로 밀려났다. 뉴욕 금융시장이 미국 연방공휴일인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휴장한 가운데 움직임은 대체로 제한적이었다.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0.50원 하락한 1,473.10원에 거래를 마쳤다.달러-원은 주간 거래가 끝난 뒤 1,476원을 살짝 넘어서기도 했으나 오래되지 않아 다시 고개를 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그린란드 관세'를 예고한 여파에 달러는 약세로 반응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99선 근처로 후퇴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9일 NBC 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관세 부과 계획을 "100%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안전통화로 꼽히는 스위스프랑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한때 0.7962스위스프랑까지 하락, 1주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IMF가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시한 '외환시장 규모(월간 거래량) 대비 환노출 달러자산' 지표에서다. 이 지표는 각국 외환시장이 환율 변동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구조적 척도로 활용된다.외환시장 대비 환노출 달러자산 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대만(TWN)으로, 대략 45배에 달했다. 대만의 달러자산 규모는 우리나라와 엇비슷하지만, 외환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배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IMF는 "일부 국가는 달러자산 환노출이 외환시장의 깊이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크다"고 지적했다.IMF는 특히 환노출 상태에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환헤지에 나서는 이른바 '환헤지 쏠림'(rush to hedge)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달러 선물환 매도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달러 환노출 배율이 큰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증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