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급감…4300억달러선 무너져
심리적 마지노선 4000억달러까지 가용 가능한 실탄 281억달러 남짓
GDP 대비 외환보유액 22.2%…대만 73.7%·일본 30.6% 보다 낮아
심리적 마지노선 4000억달러까지 가용 가능한 실탄 281억달러 남짓
GDP 대비 외환보유액 22.2%…대만 73.7%·일본 30.6% 보다 낮아
이미지 확대보기외환당국이 지난해 연말 외환보유액 26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21일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자 외환보유액 적정성을 논란이 다시 고개 들고 있다.
막대한 실탄만 소진한 채 시장 방향성을 바꾸지 못한 데다 외환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비축한 외환보유액 규모는 약 4300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하지 않아 시장이 흔들릴 상황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4280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말(4306억6000만 달러) 대비 26억1000만 달러 감소한 수치다.
12월은 금융기관이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외화예수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한다. 이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달러가 중앙은행으로 유입되면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 26억1000만 달러 감소는 역대 12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때였던 1997년 12월(-39억9000만 달러) 이후 28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해 4분기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규모가 오는 3월 말 공개되는 만큼 정확한 규모는 알수 없지만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막대한 양의 외환보유고를 끌어다 썼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한은도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가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 감소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3원 오른 1480.4원에 개장해 1481.40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장중 1480원을 웃돈 건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결국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당국이 당분간 외환보유액을 지속적으로 끌어다 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절대적·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적정성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시장은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이상은 돼야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심리적 마지노선인 셈으로 4000억 달러까지 외환당국이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은 약 281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외환보유액이 상징성을 지닌 4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외국인과 내국인의 자본유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외화 곳간을 국내총생산(GDP)의 50%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명목 GDP(1조8697억 달러) 대비 외환보유액(4156억 달러)은 약 22.2%다. 반면 대만은 73.7%에 달하며, 일본도 30.6%나 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보유액를 GDP의 50% 수준인 9300억달러 수준까지 확보해야 한다"면서 " 한국은행은 세계 9~10위 외환보유고를 갖췄다며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경제 규모나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은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국제통화기금(IMF)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만큼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IMF는 2023년 7월부터 신흥국에 적용하는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지표(ARA)'를 한국에는 더이상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선진국과 같은 '스트레스 테스트' 방식의 정성평가를 도입했다. 정성평가 도입 이전 3년간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해당 지표를 하회했으나 정성평가를 도입으로 획일적인 보유액 적정성 기준은 사라진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여러 차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외환보유액은 매달 바뀌겠지만 부족하다는 우려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외환보유액은 펀더멘털을 감안해 충분히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