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마하 9.6 기록…공기흡입식 항공기 역사상 최고 속도
B-52 폭격기와 로켓 부스터의 도움 받아 발사…"시뮬레이션으론 알 수 없는 '열 관리' 데이터 확보"
오늘날 극초음속 미사일 경쟁의 기원…'핵 모호성'이라는 전략적 숙제도 남겨
B-52 폭격기와 로켓 부스터의 도움 받아 발사…"시뮬레이션으론 알 수 없는 '열 관리' 데이터 확보"
오늘날 극초음속 미사일 경쟁의 기원…'핵 모호성'이라는 전략적 숙제도 남겨
이미지 확대보기전설적인 정찰기 SR-71 '블랙버드'가 마하 3.2의 속도로 냉전의 하늘을 지배했다면, 그로부터 수십 년 뒤 등장한 한 무인 실험기는 그 기록을 세 배나 뛰어넘으며 인류에게 '극초음속(Hypersonic)'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X-43A다.
최근 칼렙 라슨(Caleb Larson)의 분석에 따르면, 단 세 번의 비행만으로 퇴역한 이 실험기가 남긴 유산은 오늘날 미국이 추진 중인 극초음속 무기 개발의 핵심 토대가 되고 있다. 2004년 마지막 비행에서 마하 9.6(음속의 9.6배)이라는 경이로운 속도를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된 X-43A는 단순한 항공기가 아니라,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적 이정표였다.
공기를 들이마시며 마하 9를 돌파하다…스크램제트의 혁명
X-43A의 핵심은 '스크램제트(Scramjet)' 엔진에 있다. 일반적인 로켓은 산소통을 싣고 다니며 연료를 태우지만, 스크램제트는 대기 중의 산소를 흡입해 연소한다. 이를 '공기흡입식(Air-breathing)' 엔진이라 부른다.
B-52에서 투하, 로켓으로 가속…극한의 실험
X-43A는 스스로 이륙하지 못했다. 거대한 B-52 스트라토포트리스 폭격기 날개 아래 매달려 고공으로 이동한 뒤, 페가수스 로켓 부스터에 실려 발사되는 방식을 택했다.
로켓이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가속해 주면, 그제야 X-43A가 분리되어 독자적인 스크램제트 엔진을 가동하는 방식이다. NASA가 2억 30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들여 이 위험한 실험을 감행한 이유는 명확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는 마하 5 이상의 속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마찰열과 엔진 성능 변화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X-43A는 실제 비행을 통해 귀중한 열 관리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는 현대 극초음속 무기 설계의 '바이블'이 되었다.
X-43A가 남긴 숙제…기술적 한계와 '핵의 공포'
X-43A의 유산은 오늘날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HCM)과 활공체(HGV)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난관은 여전하다. 미 의회조사국(CRS)과 의회예산국(CBO)은 초기 극초음속 무기가 고속 이동 중 발생하는 열 문제와 센서의 한계로 인해 이동 표적을 정확히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43A가 증명한 속도의 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마하 9.6의 전설은 박물관으로 사라졌지만, 그 기술은 지금도 전 세계의 하늘 위에서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부활하고 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