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주 급등·소프트웨어주 급락 극명한 대조…헤지펀드 35억 달러 쏠림 현상
지수 변동성 낮은데 개별주는 극단 움직임…"30년래 최고 수준, 조정 신호 깜박"
지수 변동성 낮은데 개별주는 극단 움직임…"30년래 최고 수준, 조정 신호 깜박"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산업별 수익성 변화와 헤지펀드 자금 유입 급증을 지목했다.
산업별 희비 극명…AI 수혜주 급등·소프트웨어주 급락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S&P 500 구성종목의 약 30%가 최근 3개월간 20% 이상 변동했다. 지난 20년간 3개월 단위로 집계한 평균 1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시장 전체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가 같은 기간 평균 17을 약간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년간 3개월 평균인 19보다 낮은 수준이다. VIX는 통상 개별종목 대규모 변동 비율이 30%를 넘어설 때 20 이상을 기록하거나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데, 현재는 이례적으로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기술분석 전문기관 캡테시스(CappThesis)의 설립자 프랭크 카펠레리는 "최근 급등하거나 급락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차트가 여럿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별로는 AI 칩 제조업체와 관련 장비업체가 급등세를 탔다. 데이터센터 냉각장비를 생산하는 버티브홀딩스는 3개월간 37% 상승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따른 수요 급증이 배경이다.
반면 소프트웨어주는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같은 대형 기술기업이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수천억 달러 규모 자금에서 적절한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앤트로픽과 오픈AI의 AI 모델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면서 세일즈포스, 허브스팟 같은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원자재 분야에서는 구리와 금 채굴업체가 급등했다. 데이터센터 수요와 견조한 경제성장으로 구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리포트맥모란 주가는 3개월간 50% 이상 올랐다. 금 채굴업체 뉴몬트는 중앙은행들이 달러 보유 비중을 줄이면서 금 가격이 오르자 약 40% 상승했다.
필수소비재주도 반등했다. 기술주 일부가 부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시장 대비 저조한 성과를 낸 이 분야에서 매수 기회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허쉬는 초콜릿 수요가 안정화되고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하락해 마진이 개선되면서 3개월간 26% 올랐다.
헤지펀드 자금 '쏠림'이 극단적 움직임 부채질
이처럼 극단적인 주가 움직임이 나타나는 배경에는 헤지펀드로 자금이 쏠리면서 모멘텀 거래가 확대된 점이 있다고 배런스는 분석했다.
SS&C테크놀로지스 헤지펀드지수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헤지펀드로 유입된 월별 순자금이 증가했다. 이달 유입액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별도 데이터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된다. 같은 은행의 헤지펀드 고객들은 올해 지난 13일까지 순매수 기준으로 35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개별주를 매수한 반면, 다른 고객들은 순매도 입장을 보였다. 헤지펀드 자금의 개별주 유입을 나타내는 4주 평균은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매수세는 주가를 예상보다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자산운용사 M.D.사스의 아리 사스는 "멀티전략 헤지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극단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베리에이트리서치의 애덤 파커는 많은 헤지펀드가 상승하는 주식은 계속 오르고 하락하는 주식은 계속 떨어진다는 전제 아래 운용되면서 이미 진행 중인 시장 움직임을 더욱 증폭시킨다고 설명했다.
개별주 변동성 급증에 기회와 위험 공존
노무라증권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S&P 500 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지수 내 평균 종목은 10.8% 움직였다. 이처럼 개별주 변동성과 지수 전체 변동성 간 격차를 나타내는 분산 스프레드는 지난 30년간 상위 1%에 해당하는 극단적 수준을 기록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99점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과거 분산도가 이처럼 최고 수준에 도달했을 때 주요 시장 충격이 뒤따랐다고 지적한다. 백테스트 결과 S&P 500은 이런 신호가 나타난 뒤 2~3개월간 좋지 않은 중간값 수익률을 기록했다.
22V리서치의 AI매크로넥서스리서치 책임자 조르디 비서는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장 스트레스 신호가 평소보다 10배 이상 강하게 깜박이고 있다"며 "시장이 스트레스를 겪고 회복한 뒤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복원력이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는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 기회와 큰 손실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런스는 "개별주에서 큰 수익을 얻을 기회가 많은 동시에 큰 손실을 볼 위험도 크다"고 덧붙였다.
서학개미, 고위험 레버리지 ETF 쏠림…손실 우려도
이런 흐름 속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에서 3배 레버리지 ETF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1일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17개가 레버리지 상품으로 집계됐다. 3개 종목 중 1개가 고위험 상품인 셈이다.
나스닥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 보관액은 33억 5966만 달러(약 4조 8500억 원), 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26억 5042만 달러(약 3조 8200억 원), 테슬라 2배 레버리지 25억 8470만 달러(약 3조 73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레버리지 ETF의 합산 누적순수익률은 마이너스 29.1%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도 개인투자자가 해외 파생상품 투자로 지난해 10월까지 3735억 원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레버리지 상품은 상승 시 2~3배 수익을 내지만 하락 시 손실도 그만큼 커지는 데다 횡보장에서도 수익률이 깎이는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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