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임실근의 단상] “소상공인 예산, 규모보다 집행 신뢰가 핵심”

글로벌이코노믹

[임실근의 단상] “소상공인 예산, 규모보다 집행 신뢰가 핵심”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올해 중기부 예산안은 전년보다 1조5961억 원 늘어난 16조8449억 원이다. 정부는 내역사업과 융자사업을 줄이고 ‘진짜 성장’ 분야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이 커진다고 현장 체감이 자동으로 늘어나지 않으며 지원이 현장으로 제대로 전달되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

소진공 예산은 언론 보도와 정책 분석을 기준으로 약 5조4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정책자금 융자와 경영지원, 재기지원 등 소상공인 지원의 핵심 예산이다. 올해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됐지만, 예산 규모만으로는 현장 체감이 부족할 수도 있다.

문제는 예산의 상당 부분이 현장 지원으로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체 예산의 60%가 지원금으로 책정돼도 그 안에서 10%는 정보화 지원 등 공통비용으로 빠져나가 실제 현장 투입 비율은 50% 수준에 그친다. 이는 지원금이 현장으로 흐르지 못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정부 지원 예산이 공단의 인건비·관리비·공통비로 흘러가면 저비용 경영을 하는 소상공인 현실과는 충돌한다. 지원금이 현장으로 전달되기보다 기관 운영비로 소모되면 체감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산 확대가 곧바로 생존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소진공은 대규모 예산 집행을 책임지는 기관이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준정부기관 최하위인 4등급을 받았다. 청렴 체감도와 청렴 노력도 모두 낮게 평가돼 외부 신뢰가 떨어진 모습이다. 이는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 지원 사업 집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불신은 현장 참여를 저해할 수 있다. 소상공인들이 특정 수혜를 위해 여러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불합리한 기준이나 지연이 발생하면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불신은 정책 효과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정부와 공단의 지원이 비효율적이고 정보 접근이 어렵다고 느낀다. 절차가 복잡하고 현장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으며, 예산 집행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다.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체감 효과는 매우 부족하여, 신속한 현장 전달을 요구한다.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부담은 원자재비·임대료·전기료·가스비 같은 고정비와 금융 비용이다. 매출과 관계없이 매달 나가는 비용이 경영 압박을 키운다. 정부 지원이 있어도 업종·지역별 체감이 낮고 절차가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글로벌 경쟁 속에서 대기업과 온라인 플랫폼의 가격 경쟁력은 골목상권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소비자가 대형 채널로 이동하면 소상공인은 차별화로 버텨야 하지만, 비용 상승이 겹치면 더 버티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골목상권은 구조적 위기를 겪는다.
필자는 정부의 긴급 지원이 단기 유동성만 제공해 매출을 잠깐 올릴 뿐, 구조적 수요 감소와 비용 상승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본다. 소비 쿠폰이나 일회성 지원금은 위기 국면에서 숨통을 트는 단기 역할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지원은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부 지원에도 금융 비용 상승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담이다. 고금리로 대출 이자가 늘면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커지면 도산 위험이 높아진다. 신규 진입 장벽도 높아져 생태계 전체가 위축된다. 금융 비용은 현장 위기를 키우는 핵심 변수다.

산업 구조 전환에서 소상공인 보호는 핵심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디지털 전환 교육과 물류 혁신, 협동조합 모델 육성과 지역 상권 활성화 등 대안이 있지만 실행이 더디다. 예산 확대보다 집행 투명성과 신뢰 회복이 우선이며, 현장과 정책 간극을 줄이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지원 예산 확대는 중요한 선택이지만 규모만 커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지원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도달하는지가 더 큰 변수로 작동한다. 정부 지원 예산의 효과는 집행 신뢰에서 결정되며, 예산이 체감되려면 집행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지원금보다 금융 비용을 낮추는 구조적 접근이 현장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은 공급이 아니라 현장 수요 중심으로 설계돼야 하며, 단기 대책이 아니라 상인들이 참여·투자하는 중장기 실행 대책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운영될 때, 예산 확대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