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무시하고 이란 원유 90% 사들였지만 군사 개입엔 단호히 선을 긋는 중국
양회서 성장률 목표치 낮춘 베이징의 속사정... 중동 전쟁보다 대만과 첨단 산업이 우선
양회서 성장률 목표치 낮춘 베이징의 속사정... 중동 전쟁보다 대만과 첨단 산업이 우선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라는 대형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베이징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이란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해왔던 중국이 최근 이란 지원 문제에 대해 부쩍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중국은 이란과의 결속보다는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 안정에 더 큰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캐나다의 국영 방송인 CBC가 3월 7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이란산 원유의 90%를 구매해온 최대 고객이다. 사실상 이란 경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지만, 최근 중동 위기 국면에서 군사적으로 개입하거나 미국을 상대로 전면적인 외교전을 펼치는 것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경제적 실리는 챙기되 미국과의 물리적 충돌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은 피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내실 다지기 나선 양회와 낮아진 성장 지표
최근 열린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보여준 행보도 이러한 신중론을 뒷받침한다. 베이징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5%로 대폭 낮춰 잡으며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의 분쟁에 깊숙이 발을 담그기보다는 내부 결속과 경제 연착륙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분쟁보다 시급한 대만과 첨단 산업 전략
중국 지도부의 시선은 중동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베이징은 대만 문제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국가적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중동 전쟁에 거리를 두는 배경에는 이러한 국가적 우선순위가 작동하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 요소를 관리하면서 자신들의 핵심 이익을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실리 앞세운 베이징의 고차원 외교 방정식
결국 중국의 선택은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와 실리 외교로 귀결된다. 이란과의 에너지 협력은 유지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해 미중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막으려는 고도의 줄타기다.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라는 명분보다는 당장 눈앞의 경제적 안정과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의 생존이 중국에게는 훨씬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을 앞두고 베이징이 보여주는 이 신중한 거리 두기가 향후 중동 정세와 미중 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