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타격하기 시작한 직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국 뉴욕시간 오전 6시(한국시간 오후 8시) 기준으로 한때 3.8% 하락한 6만3천3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6만4천달러 선 안팎에서 거래됐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한때 4.5% 급락한 1천836달러를 기록했다.
웰스클럽의 수재너 스트리터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날 "분쟁의 향방을 예측하기 극히 어려운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몰리는 현상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의 이번 하락은 이미 수개월째 이어진 약세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비트코인은 작년 10월 약 190억 달러(약 27조5천억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된 이후 급격한 조정을 겪어왔다. 비트코인은 같은 달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6천달러) 대비 약 50% 하락한 상태다.
아크틱디지털의 저스틴 다네탄 리서치 책임자는 "이미 투자 거품이 상당 부분 걷히고 매도 물량도 소진된 상태라 이란 사태와 같은 충격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더 하락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변동성의 상당 부분이 이미 시장에서 소화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에서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하고 "핵 야망을 포기할 모든 기회를 거부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공격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미사일 및 미사일 산업과 해군 파괴 등을 이번 작전의 주요 목표로 제시하고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결코 갖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미국과 다른 국가를 위협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그들의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파괴하고, 그들의 해군을 전멸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의 행정부는 이 지역(중동)의 미군 병력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이란의 반격으로 미군의 인명 피해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 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하고 있다. 숭고한 사명"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인들에 대해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죽음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민들에게는 "자유의 시간은 가까이에 있다"며 "우리가 (공격을) 끝내면 당신들의 정부를 접수하라"고 한 뒤 "이것은 아마도 여러 세대에 걸쳐 여러분의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 국민들에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발판 삼아 체제 전복 시도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2월28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차량이 불타고 있다. ⓒ 로이터 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으로 꼽히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행방이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하메네이가 현재 테헤란에 있지 않으며, 안전한 곳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라고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란의 3차 핵 협상이 진행되며 긴장이 고조된 최근 며칠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직접 군사공격에 나선 것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이번 공격은 직전보다 더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군사행동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이라고 명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자의 포효'라고 명명했다. 미국은 작전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은 미군과 함께 이란 내 군사 목표물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미군은 이란 테러 정권을 완전히 약화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장기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한 합동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수개월간 미군과 긴밀한 연합 계획을 수립하고 조율을 거친 끝에 이번 작전을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핵 협상을 진행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표면적으로는 외교적 협상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제스쳐를 취하면서도 물밑에서는 이미 대대적 군사적 행동에 나설 준비를 마치며 '연막전'을 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단행된 2월28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건물 위로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AP 연합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첫 번째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란 군은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내무부는 성명에서 "범죄자인 적이 또 다시 국제법을 위반하고 협상 중 우리의 소중한 국토에 대한 침략행위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이란 외무부도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의 새로운 군사 공격은 이란과 미국의 외교 절차가 진행 중일 때 발생했다"며 "이 침략행위에 대한 보복은 유엔 헌장 51조에 따른 이란의 정당한 권리"라고 밝혔다.
이란 측은 이번 공습으로 인해 초등생 50명이 넘게 폭사하는 등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IRNA 통신을 비롯한 이란 국영 매체들을 인용해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 있는 여자초등학교가 공습을 받아 학생 51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나브에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기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란이 보복의 일환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3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소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되고 군사적 충돌이 확산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선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배럴당 70달러 수준인 현재보다 70% 이상 높다.
공격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유가 급등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도 타격이 불가피 해 외환, 주식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이날 오후 7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안보실은 "오늘 회의에서 논의된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보고됐으며, 안보실은 유관 부처들과 함께 필요한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 대해 긴급 보고를 받은 후 "이란 및 인근 지역에 있는 우리 교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해달라"고 지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중동 변수에 노출됐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재부상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공급 차질' 현실화 여부에 쏠리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 초반까지 뛰었고, 최악의 경우 1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유가 시장은 긴장 속에 강세를 이어갔다. 북해 브렌트유 선물은 27일 배럴당 72.48달러로 마감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장중 67달러선을 넘어섰다. 두 유종 모두 지난해 12월 중순 대비 약 20% 오른 수준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가 제기된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16일 배럴당 68.65달러에서 20일에는 71.76달러로 상승한 바 있다.
핵심은 충돌이 실질적 공급 감소로 이어질지에 대한 여부다. 이란은 하루 약 330만 배럴을 생산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4위 산유국이다.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에 해당한다. 단순 생산 비중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지정학적 위치다.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북측을 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UAE, 쿠웨이트 등의 원유 수출 물량이 집중되는 전략 요충지다. 하루 평균 2000만 배럴 이상이 이 수로를 통과한다. 이란은 과거 제재 강화나 군사 압박 국면마다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전면 차단 사례는 없었지만,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시장이 체감하는 위험 프리미엄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CSIS는 18일 보고서에서 시나리오별 유가 경로를 제시했다.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이 봉쇄되거나 유조선 나포가 발생할 경우 브렌트유는 10~12달러 상승해 80달러 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석유 인프라가 직접 타격을 받을 경우에는 100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방해하면 9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일본 연구기관들도 경계 수위를 높였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쓰가노 히로키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이번 군사 행동은 지난해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공급 감소 위험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체제 압박을 강화할 경우, 궁지에 몰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고강도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단기 충돌에 그칠 경우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의 노가미 다카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급등을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6월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당시 WTI는 약 10달러 상승했으나, 12일 만에 휴전에 이르며 빠르게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바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