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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충돌] 이란 최고지도자 후계 구도 ‘안갯속’…헌정 절차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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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충돌] 이란 최고지도자 후계 구도 ‘안갯속’…헌정 절차 가동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진=로이터

이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헌법에 따른 후계 절차가 곧바로 가동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하메네이 사망 수시간 뒤 고위 지도자들이 국영 TV에 잇따라 등장해 정권의 연속성과 체제 유지를 강조했다.

이란 헌법에 따라 최고지도자 공석 시에는 3인으로 구성된 임시 지도위원회가 과도기 권한을 행사한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안보회의 고문은 이날 처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임시 지도위원회가 당일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장관도 2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국가 기관들 매우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헌정 절차가 조만간 마무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 이틀 내에 최고지도자 선출을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미·이스라엘 공습 속 후계 절차 시험대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계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 담당 국장은 “질서 있는 안정과 제도적 지속성을 보여줘야 하지만 동시에 새로 부상하는 인물은 모두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임시 지도위원회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알리레자 아라피 헌법수호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강경 보수 진영 인사로, 후계 경쟁과 권력 재편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은 88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회의에 있다. 그러나 공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정상적으로 회의를 열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국제분쟁해결기구(크라이시스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전문가는 “누가 선출되든 등에 표적이 붙는 상황이어서 분쟁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후계자가 쉽게 부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혁명수비대 영향력, 변수로 부상


이란 권력 구조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는 군사·경제·정치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동안 혁명수비대가 후계 구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다만 혁명수비대 내부에도 세대·노선 간 갈등이 존재하고, 최근 수년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수의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점은 변수다. 바킬 국장은 “혁명수비대가 체제 유지를 택할지, 아니면 권력 자체를 우선할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최고지도자를 맡아 이란 현대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권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그의 사망과 후계자 선출은 이란 체제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기점으로 여겨져 왔다.

강경 성향 성직자인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그는 2024년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혀 왔지만, 최근 공습 이후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바에즈 전문가는 “이 체제는 한 사람의 쇼가 아니었다”며 “하메네이가 권력을 집중시켰지만 여전히 시스템이었다. 국내에 이를 근본적으로 대체할 조직화된 대안 세력도 없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