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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 경고] 美 채권시장, 주가 추가 폭락 경고… 월가 "S&P500, 13% 이상 내려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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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 경고] 美 채권시장, 주가 추가 폭락 경고… 월가 "S&P500, 13% 이상 내려갈 수도"

신용 스프레드 0.86% 돌파… 1% 넘으면 '침체 적색등'
선행 PER 21.6→18.8배 붕괴 시나리오… 코스피 3월 연속 급락과 맞물려
미국 채권시장이 주식 투자자에게 '경고 서한'을 보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숫자, 신용 스프레드가 불과 6주 만에 0.73%에서 0.86%로 가파르게 뛰어오르며 위험 임계선을 향해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채권시장이 주식 투자자에게 '경고 서한'을 보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숫자, 신용 스프레드가 불과 6주 만에 0.73%에서 0.86%로 가파르게 뛰어오르며 위험 임계선을 향해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채권시장이 주식 투자자에게 '경고 서한'을 보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숫자, 신용 스프레드가 불과 6주 만에 0.73%에서 0.86%로 가파르게 뛰어오르며 위험 임계선을 향해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 수치가 1.00%를 넘어설 경우 S&P 500 지수가 현 수준보다 13% 이상 추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공공연히 거론된다. 오랫동안 미국 증시의 버팀목이었던 '고배수 낙관론'이 채권시장의 냉혹한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이다.

미국 시장 핵심 경제 지표 요약.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시장 핵심 경제 지표 요약.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채권시장이 먼저 '이상 신호' 잡았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ED)이 집계하는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국채 대비 신용 스프레드는 올해 1월 말 0.73%에서 최근 0.86%6주 만에 0.13%포인트 벌어졌다. 신용 스프레드란 투자자가 정부 보증 국채 대신 회사채나 모기지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이다. 이 차이가 커질수록 채권시장이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과 향후 이익 전망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에버코어(Evercore)의 줄리안 에마누엘 수석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용 시장이 '경고 신호' 구간에 진입했다고 명시했다. 그가 주목하는 임계선은 1.00%.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발표가 경제 위기 우려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을 당시 스프레드가 처음으로 이 선을 돌파했고, S&P 500은 당시 고점 대비 19% 폭락했다. 전문가들이 '1% 마지노선'을 경계선으로 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ER 붕괴→주가 폭락… '13% 추가 하락' 시나리오의 수치 근거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주식시장을 직격하는 경로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다. 시장금리와 연동된 차입 비용이 상승하면 기업 이익이 줄어들고, 주식의 적정 가치를 가늠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하향 조정된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시장은 미래 이익에 적용하는 할인율을 높이고, 그 결과 배수는 낮아진다.

투자 리서치 회사 트라이배리어트 리서치의 아담 파커 대표는 "현재 불확실성 환경에서 PER 배수가 오히려 상승하는 시나리오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배수 수축 가능성에 훨씬 높은 확률을 부여했다. FactSetFRED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스프레드가 지난해 4월 최고치인 1.21%까지 재확대될 경우 S&P 50012개월 선행 PER은 현재 21.6배에서 18.8배로 압축된다. 현재 지수 수준에 대입하면 약 13%의 추가 하락이 가능한 계산이다.

본지 분석 결과, 13% 하락 시나리오는 결코 극단적 가정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스프레드가 1.00%를 처음 넘어섰을 당시 지수가 고점 대비 19% 폭락했음을 감안하면, 13%는 오히려 보수적 추정에 가깝다.

사모펀드 부실·중동·관세 3중 압박… 스프레드 확대의 '불쏘시개'


시장 전문가들이 스프레드 확대의 주요 촉매로 꼽는 요인은 세 가지다. 첫째,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안이 물가 압력을 재자극하고 있다. 둘째, 미국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내 부실 자산 비율이 가시화되면서 기업 신용도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며 기업 이익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파장도 간과할 수 없다. 국제금융센터 분석에 따르면 미국 신용 스프레드가 1%포인트 확대될 때마다 한국 회사채 스프레드는 평균 0.4~0.6%포인트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대미·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반도체·자동차·조선 기업들이 글로벌 신용 긴축의 이중 압박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 신용 스프레드가 급등하면서 코스피가 반 토막 났던 전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금은 '인내'가 최선의 전략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안정 구간(0.70% 이하)으로 복귀하거나,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준을 보여주기 전까지, 증시를 바라보는 태도는 '인내''선별'이 되어야 한다. 스프레드가 1.00%를 향해 전진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득보다 실이 컸다. 채권시장이 보내는 경고를 외면하는 것은 이 국면에서 가장 비싼 실수가 될 수 있다.

한편 코스피가 이틀 연속 역사적 폭락을 기록하며 시장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3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24% 급락한 5791.91로 마감했다. 하루에만 452포인트 넘게 빠지며 포인트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을 새로 썼다(한국거래소). 4일에는 장중 추가 하락하며 53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틀간 누적 하락 폭은 1000포인트에 육박한다. 패닉 셀링(Panic Selling) 양상이 이어지면서 이틀 연속 사이드카(Sidecar)와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가 잇따라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결정적 도화선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의 위협에 대응해 해·공군 무력화 공습을 단행했다는 소식이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순간에 글로벌 '리스크 오프(Risk-off)' 심리를 폭발시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을 집중 공략하며 이틀간 4조 원 이상의 매물을 쏟아냈다(한국거래소).

외환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달러 환율은 1470원대를 돌파했고, 1500원선을 넘보고 있다(서울외환시장). 여기에 에너지 가격 폭등과 강달러 현상이 맞물리며 수입 물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 스프레드 등 글로벌 신용 긴축 지표가 안정을 되찾기 전까지 무분별한 저가 매수를 지양할 것을 한목소리로 권고하고 있다. 낙폭이 클수록 반등 기대심리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추격 매수는 역사적으로 실보다 득이 작았다. 현금 비중을 유지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강한 방어적 섹터로의 이동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현 국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증권가에서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